[기자수첩] 미-중 간 환율 줄다리기

[기자수첩] 미-중 간 환율 줄다리기

김용범 기자
2005.08.01 15:27

[기자수첩] 미-중 간 환율 줄다리기

중국의 환율제 개편 후 중국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가열되는 분위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위안화 환율을 2.1% 절상했다. 중국은 1달러에 8.11위안을 기준으로 0.3%의 변동폭을 설정하고 이 범위 안에서 환율을 관리하는 관리 변동환율제를 채택했다. 10년만의 환율 조정이었다.

환율제 개편에 대한 세계 각국의 평가가 나오기도 잠시 중국이 연내 위안화를 추가 절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민은행은 같은달 26일 성명을 내고 추가 절상설을 정면 부인했다. 인민은행은 대신 외환제도의 점진적인 개혁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이 불만을 표시하고 국제 환투기세력들이 위안화 추가 절상 쪽에 베팅하면서 중국 중앙은행의 해명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미-중 간 교역 불균형의 원인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찰스 슈머 공화당 소속 상원 의원과 린시 그레이엄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은 지난달 28일 "2.1% 절상 조치는 정치적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중국측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추가 조정이 없을 경우 10월에 중국산 제품에 대해 27.5%의 보호 관세 부과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영국계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1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는 중국이 올해 가을까지 환율제도를 자유화하는 내용을 법으로 명시하지 않을 경우 미 의회는 1988년 종합무역법에 따라 중국을 환율조작국 리스트에 포함시킬 것을 미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도 이러한 상황을 외면하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정책 시험 차원에서 2.1% 절상 단행은 유용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압력에 대처하고 투기세력을 막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모리 골드스틴 국제경제연구소(IEE) 연구위원은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지난 2년간 위안화 저평가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되고 일부 사안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러한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급격한 환율 인상은 중국 경제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 간 환율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한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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