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들러, 들려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들러, 들려

나윤정 기자
2006.04.07 09:53

“택배 회사가 소비자의 집에서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에 물건을 배달해 놓으면 소비자들이 슈퍼에 들려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한 협동조합이 대형할인점에 대항할 수 있는 고품질 독자브랜드(PB)상품을 자체 개발해 저가에 전국 슈퍼마켓에 공급할 뿐만 아니라 택배물건을 대신 받아주기까지 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형할인점에 밀려 위기에 내몰렸던 동네 슈퍼들이 이번 기회에 할인점에 맞서 대반격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그런데 위의 문장에서 슈퍼마켓에 ‘들려야’ 할까요, 아니면 ‘들러야’ 할까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들러야’ 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의미로 ‘들러, 들러서, 들렀다’로 활용됩니다.

*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사려고 은마상가에 위치한 중개업소에 들러 시세를 알아보던 박씨는 깜짝 놀랐다.

* 고객이 특별한 용무가 없더라도 마음 편하게 들러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생각이다.

* 이마트 양재점을 탐방한 후 인근의 외국계 할인점에 잠깐 들렀다.

반면 ‘들리다’는 ‘듣다’의 피동사로 ‘소리가 들리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활용형은 ‘들려, 들려서, 들렸다’입니다.

* 문 건너편에서 간간이 대화 소리가 들려 검찰이 증거자료 확보를 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밤새 천둥소리가 들려서 한숨도 못잤다.

* 10여분을 기다렸으나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라는 응답만 계속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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