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자동차보험](4)보험범죄, 보험금 샌다

우리나라의 보험범죄 적발건수와 금액은 수년간 평균 증가율이 60%를 넘는 등 보험금 누수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렇듯 보험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배금주의 확산 등 개인의 윤리의식 저하와 도덕적 해이 현상의 심화, 그리고 보험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 등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보험범죄는 불필요한 보험급여 지출, 방지비용의 소요 등 추가적 비용을 발생시켜 선량한 다수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보험금을 사취하기 위해서 살인·방화와 같은 강력범죄를 동반하는 등 인명경시 풍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어 더욱 그 폐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보험범죄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보험범죄가 점점 패륜화, 조직화,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액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30대의 가장이 아내와 아들들을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방화를 저지르거나, 주부가 내연의 남자와 공모해 함께 살던 남편을 청부살해하는 등 극히 패륜적인 사건들이 보험금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또 일부 병원과 정비업체에서는 진료비와 수리비를 허위·과다 청구하고 있는데, 특히 자동차 안전에 중요한 조향장치나 제동장치까지 무단으로 재생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해 국민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량 전문 절도단은 몽골, 필리핀 등 해외로부터 주문받은 고급 차량을 훔쳐 해외로 밀반출해 지난해 약 25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등 보험범죄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손해보험협회와 금융감독원, 손보업계는 보험범죄 방지를 위한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전직 수사관 약 200여명을 채용해 심층적인 조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도 보험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획수사를 전개하는 등 보험범죄 방지와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험범죄와 관련된 각종 법 개정이 국회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그동안 정비업체 비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던 견인업자와 정비업체간 리베이트(통값) 수수에 대해 형사처벌토록 하는 법안이 지난해 정기국회를 통과, 올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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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나이롱 환자에 대한 강제퇴원 조치 등을 규정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안 △정비업체의 임의·부당수리 금지의무를 강화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보험사기범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기 위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 △의료인의 진료기록부 등에 대한 허위작성을 처벌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 등이 입법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러한 법안들이 통과돼 시행된다면 보험범죄의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보험범죄 방지 시스템이 미비한 편이고, 특히 보험범죄의 적발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의료보험 등 공영보험과의 정보 공유가 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보험사기범을 근절하기 위한 수사 시스템의 체계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험산업은 보험료 규모로 세계 8위권에 이르는 등 날로 성장추세에 있다. 따라서 보험범죄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보험은 국민 대다수가 가입해 있어 국민들이 곧 보험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공익보호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자동차보험 적자에 대한 범정부적인 종합대책 마련과 관련해 보험범죄 방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선진국 수준의 보험범죄 방지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보험의 순기능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