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동산 정책 재검토를

[기고]부동산 정책 재검토를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
2006.05.03 08:30

전 국민의 관심사였던 판교 청약이 끝나고 이제 당첨결과만 남겨두고 있다. 판교는 강남에 근접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되는 신도시답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내집마련의 꿈이 돼왔다. 이런 기대만큼 분양방식과 분양가 책정 과정에서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문제는 지금부터가 아닌가 한다. 투기 억제를 명분으로 도입한 '10년 전매제한'으로 당첨자 역시 부담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10년 동안 팔 지 못하는 기간동안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다. 낙첨자도 돈이 있어도 원하는 지역에 내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정책은 너무 가혹하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안정대책도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출발한다. 판교를 희망했지만, 낙첨된 수요자는 결국 인근지역 아파트를 사야 하고, 이는 또다시 주변아파트값 상승을 야기하는 소위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입주후 곧바로 팔 수 있도록 했더라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몰려 가격을 올리는 등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양권 전매제한은 현재도 시행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권 전매제한 방식으로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매제한 기간의 판교 가격 상승이 주변아파트값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는 일정부분 감소했지만, 판교 공급 물량 만큼 당분간 주변 매물이 줄어드는 공급 감소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또다른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는 이유는 우선 매물이 없어서다. 때문에 한두 건만 거래돼도 가격이 오르는 비이상적인 시장구조가 큰 원인이라는 것을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매물이 없는 요인으로는 엄청난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일단 버텨보자'는 심리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심리는 보유세 폭탄에도 아직 꿈쩍하지 않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재건축아파트값 상승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2003년 12월 30일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경우 사실상 전매가 제한되면서 매물이 점점 더 줄고 있고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아직 조합인가를 받지 못한 재건축 추진단지의 경우 폭발력이 더하다. 예컨데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조합인가를 받게 된다면 이 지역에서는 거래할 수 있는 아파트가 일시에 4000여가구 이상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살 사람이 적은데 매물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떨어지지만, 지금의 정부 정책은 공급 감소에 수요 위축을 동반하기 때문에 가격이 요동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1~2년간 강남권 주택거래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남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강남에서는 재건축이 유일한 공급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재건축아파트는 각종 규제로 인해 사업추진 자체가 불투명하며, 동시에 공급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후분양제 적용에 따라 당장 재건축 추진단지가 생기더라도 공사가 80% 이상 진행되는 2~3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결국 강남에 입성하려면 전매가 가능한 재건축이나 기존아파트가 유일한 길이 된 셈이다.

당장 땅이 없어서 공급을 늘리지는 못해도 이처럼 실제적인 공급을 점점 줄이는 정책은 이제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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