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글로벌 시장 뜨나

[오늘의포인트]외인,글로벌 시장 뜨나

황숙혜 기자
2006.05.23 11:41

"셀 코리아(Sell Korea)가 아니라 셀 글로벌 에퀴티(Sell Global Equity)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대표는 공격적인 외국인의 매도를 놓고 이같이 풀이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4조4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같은 매도 공세는 내부적인 요인보다 미국의 경기 둔화 및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많이 떨어졌다고 적극적으로 매수할 상황이 아니다. 왠만하면 사라고 하고 싶은데 매수를 권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정부에서) 경기 회복을 무엇으로 이끌 것인지 시그널을 내놓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승국 BNP파리바 대표는 시야를 국내로 좁혀도 외국인이 매수할 만한 유인은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외인 5주째 매도 우위= 23일 장중 외국인 순매도가 4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4월25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연속된 매도는 좀처럼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장중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52포인트 떨어진 1327.07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6000계약 이상 순매수, 프로그램으로 3000억원 가량의 매수유입이 이뤄지면서 낙폭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1.4%, 0.9% 하락하며 상품 가격 하락 및 주요국의 긴축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임태섭 대표는 "미국의 긴축 및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매도를 자극하고 있다"며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정책 방향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경제 지표에 의존하는 바가 큰 만큼 향후 발표되는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6월 FOMC가 열리기 전까지는 주가 향방이나 수급 동향이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6월 FOMC 이전에 발표되는 5월 물가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보다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기금 금리 전망치를 5.00%에서 아직 수정하지 않고 있으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락하고 있지만 미국 FRB에서는 '건강한 조정'이라고 평가, 시장에서는 이를 상품 가격 하락과 관계없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분위기 반전 기회 안보여= 코스피지수가 최고점 대비 130포인트 급락했다. 이 정도 낙폭이면 종목별로 저가 매수 기회를 찾아볼 법 하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은 하나같이 매수에 소극적이다.

리스크 줄이기에 급급한 외국인이 추가로 얼마나 더 팔 것인가는 결국 밸류에이션 문제이고, 글로벌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메리트가 충분하다면 매수 유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 정도면 지수가 가격 측면에서 매력을 느낄 만한 수준에 근접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1200까지 밀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주가 하락과 함께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함께 낮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올해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대표 업종인 IT와 자동차에서 뚜렷한 회복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주가가 떨어지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가세해 외국인의 이탈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국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동시에 느끼고 있고, 미국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여부 등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외국인의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데다 헤지펀드 비중이 높아진 점도 공격적인 매도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은 포트폴리오 재구성 차원에서 주식 비중을 낮추는 한편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뿐 시장에 패닉을 주면서 이탈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내외 소비 둔화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에 대한 기대보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이나 가계의 소비가 움츠러들고 있고, 정책적인 측면에서 기업이 실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의지를 엿보기 힘들다는 것.

다만 원/달러 환율이 950원선으로 반등할 경우 하반기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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