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월드컵 강국과 컴퓨팅 강국의 조건

[기고]월드컵 강국과 컴퓨팅 강국의 조건

윤기주 니트젠테크놀러지스 엔피아 사업부문 사장
2006.06.05 09:44

얼마 전 온 지구를 들썩이게 했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야구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지난 2002년 월드컵 축구 대회 못지않게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제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또 다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어 놓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가 4강에 올라선 것을 두고 너나 없이 '신화'라고 하는데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축구 실력이 이변에 가까운 '신화'가 아니라 실제의 전력이 굳어진 '실력'이라는 것을 여실하게 증명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외국의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신체 조건이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 한국이 다시 4강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호언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축구 게임은 선수 개개인이 빠르게 뛰면서 공을 잘 다루는 하드웨어적 요소 이전에 11명 선수 전체의 조직력과 상대팀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한 도전정신과 집중력' 등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오히려 중요하다는 것을 한국팀이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불과 20여 년 전 우리는 협소한 국토와 빈약한 자원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IT 산업을 선택했다. IT산업의 발전은 곧 제조, 서비스, 유통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핵심 인프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물리적 자원이 빈약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준 높은 인재'라는 소프트웨어(SW)적 자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도체, 이동통신, 온라인 게임 등 일부 분야는 세계적 지위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정보 기술의 활용 면에서도 해외 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팅 마켓으로 삼을 만큼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렇지만 개인용 컴퓨터의 대표주자였던 S컴퓨터의 좌절과 중대형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엔터프라이즈급 SW 등 컴퓨팅 분야 월드 와이드 시장은 여전히 외산 제품들의 독무대다. 해당 기업들 역시 내부적 성찰보다 자본, 시장구조, 기술력 등 공정경쟁 조건의 열세, 정부 지원 정책의 오류, 국내 시장에서의 차별 등 바깥의 원인에만 집착하는 소극적 접근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리라 생각하는 월드컵 4강이 '강한 정신력'에 달려있듯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활용 능력을 지렛대 삼아 컴퓨팅 솔루션 및 서비스 기업들도 얼마든지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스스로 다지는 것이 우선 순서가 아닐까.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만 해도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컴퓨팅 기술과 솔루션으로 파고들 수 있는 시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도구 중에서 '정신력'이 제일의 트레이드 마크일 수 밖에 없는 벤처 기업들로서는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에만 올인하기 보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IT 기업이나 해외 현지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홍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해외 시장에서의 독자적인 니치 마켓을 개척해 나가는 '월드 와이드 비즈니스'를 공격적으로 펼치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기를 '오! 필승 코레아'와 함께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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