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취임 100일 현대건설 이종수 사장
현대건설의 2006년은 특별하면서도 중요한 한해다.
지난 2000년 유동성 위기를 겪은 후로부터 6년여 만인 올 5월25일. 현대건설은 2001년 3월 이후 5년2개월 만에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에서 벗어났다.
이는 완전한 경영정상화에 따른 독자적 경영체계 구축 외에도 대외신인도 향상에 따른 영업경쟁력 제고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상당하다. 때문에 현대건설로서는 이날이 '부활을 공식 선언한 날'이기도 한 셈이다.
이후 현대건설에는 겹경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1일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회사 신용등급이 종전 안정적 평가인 BBB+에서 긍정적 평가인 A-로 상향 조정받았다. A3+이던 기업어음은 A2-로 한 단계 높아졌다. 이같은 신용등급 향상은 안정적 영업활동 유지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오일달러를 앞세워 최근들어 플랜트 등 각종 공사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 국가들로부터 입찰 참여에 대한 초청장이 잇따르고 있다. 낙찰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에 놀랄만한 해외 수주고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새주인을 찾는 M&A(인수합병) 작업도 본격 시작된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가 주간사 선정 등 구체적인 매각절차를 잡을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중 인수업체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중대사를 앞둔 현대건설 이종수 사장(58)은 의외로 무덤덤하다. '직접 할 일'이 아니라면 회사 경영에만 더욱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이종수 사장을 만나 현대건설 재건을 위한 구상과 경영방침 등을 들어봤다.
- 취임 100일을 맞으셨는데, 임원 시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단위 조직을 맡았던 임원 때보다는 현대건설이란 세계적 기업의 CEO인 지금은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다릅니다. 그만큼 고민도 많습니다. 수많은 우수 인력이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줘야 하고 대주주와 임직원들의 이해를 조화시키거나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 고민들이 대표적이죠. 임직원들과 잇단 만남과 대화에서 '다시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취임때 생각한 대로 "내가 먼저 솔선하고 열린 마음으로 임직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면 임직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최고의 회사로 만들 수 있겠구나"하는 확인도 얻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탄탄한 성장기반 토대 마련은 물론, 건설명가로서의 위상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독자들의 PICK!
- 그동안 '형식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경영'을 밝혀오셨는데?
▲가치경영, 인재중심 경영, 윤리경영을 경영 중심에 놓고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일감 확보를 통한 매출과 이익 극대화가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도 힘쓸 계획입니다.
인재를 중용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성과 잠재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원칙에 입각한 투명하고 깨끗한 경영을 통해 기업윤리를 강화, 주주와 고객,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 M&A를 앞둔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시기에 CEO라는 중책을 맡으셨는데요.
▲M&A는 절차에 지나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쟁환경 하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해 나가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최고 수준의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할 회사도 이런 경험과 기술력을 살릴 수 있는 기업이었으면 바램입니다. 단순히 단기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인수나 기술·자본의 해외유출이 우려되는 인수는 분명히 반대합니다.
- 건설은 수주산업이란 측면에서 현장이나 수주 분야보다는 오랜 기간 기획분야에서 일해오신 점이 부담스럽지는 않으신지요?
▲이전의 CEO들과 역할이 똑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건설의 발전단계별로 시의적절하게 회사를 이끌었던 CEO들이 많았고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어떤 타입의 CEO가 현대건설에 적합할 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건설사 CEO는 어떤 특정 분야에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업무와 관련해서도 회사내에 소속된 각 분야 베테랑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전략을 논의하고 있어 문제 없습니다.
그동안 축적해 온 경영전략이나 기획분야의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회사가치를 높이는 일이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경영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수주·매출·이익 극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외에서 고수익 공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일감 확보를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2~3년새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 건설시장의 수주 제고 방안은?
▲최근 고유가 기조에 따라 플랜트, 인프라 공사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단순 토목·건축공사 수주는 지양하고 오일가스(Oil & Gas), 산업 플랜트, 발전소 등 고부가가치 공사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총 26억6300만달러의 해외공사를 수주, 전년대비 260%를 넘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들 공사가 대부분 수익성이 보장된 고수익 공사여서 본격 매출로 반영되는 올해부터 회사 매출과 손익 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올해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 중시와 철저한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에 임하고 있습니다.
-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규 아파트브랜드는 컨셉트와 출시 시기는?
▲ 정확한 시기는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새 브랜드는 현대건설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담긴 것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이름이 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새 브랜드 출시후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현대아파트의 브랜드 파워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지난달 초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요.
▲당초 신주인수권을 매각할 방침이었습니다. 100억원의 이익 실현이 가능한데다 유상증자에 필요한 300여억원을 묶어두지 않을 수 있어서죠. 하지만 주주협의회가 미묘한 부분이 있음을 감안,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 태안기업도시 추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 5월 지구지정 신청을 했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기업도시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지구지정이 완료되면 내년 3월까지 실시계획 승인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 경우 늦어도 내년 상반기내 착공이 가능합니다. 이쯤되면 외국자본을 포함한 투자유치 추진도 가시화될 것입니다. 골프장은 당초 계획보다 다소 줄이되, 고급 수요와 대중화 시설을 혼합해 설계할 계획입니다.

-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타개책은 무엇이 있습니까?
▲ 정부 잇단 부동산대책으로 주택경기가 다소 침체되고 있지만, 그동안 시장이 과열된 것도 사실인 만큼 적절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건설업계가 당면한 과제는 한마디로 산업의 선진화입니다.
현대건설도 이를 감안, 시공 중심의 핵심전략을 기반으로 EC/EPC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기획 영역에서부터 시공 이후의 유지관리, SOC 운영을 통한 안정적 수익재원 확보 등 시공 전후 연관사업 분야로의 진출도 도모해 나갈 것입니다. 주택사업의 경우 실수요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으로 값싸고 품질좋은 주택을 공급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