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술의 혼다가 탄생시킨 '전설'

[시승기]기술의 혼다가 탄생시킨 '전설'

김용관 기자
2006.07.28 13:56

[Car Life-혼다 레전드]

압권이었다. '기술의 혼다'가 내놓은 5세대 레전드의 코너링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았다. 급한 코너길에서도 네개의 바퀴는 지면을 놓치지 않고 가뿐하게 코너를 공략했다.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혼다 레전드 시승회. 일본 혼다 본사의 엔지니어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참가자들은 폭우를 걱정하고 있지만 혼다 엔지니어들은 오히려 퍼붓는 비가 레전드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레전드 시승은 이번이 2번째. 지난해 혼다의 트윈링모테기를 방문, 레전드를 시승한 적이 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경쾌한 주행성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혼다의 프리미엄 세단 레전드는 1985년 첫 출시된 이후 숱한 명성을 자랑하며 4세대로 진화했다. 레전드는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우의 '아카디아'의 원형 모델로 유명하다. 제4세대 레전드는 2004-2005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외형은 V자형 라디에이트 그릴과 완만한 뒷유리 곡선 등으로 인해 날렵한 모습을 연출한다. 전체적인 외관은 차의 실제 크기에 비해 작아 보인다. 특히 스포티함을 강조하다보니 프리미엄 대형차라는 느낌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레전드의 진가는 달리기 성능에 있다. 차 안에 들어서면 화려한 계기판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하얗게 빛나는 계기판은 혼다차답게 시인성이 매우 뛰어나다. 모든 계기와 스위치의 배치도 적절하고 차의 각종 전자장비를 사용하기도 쉽다.

시동을 걸었다.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고속 주행 중에도 엔진 소리말고 외부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시끄러운 헬기나 잠수함에 적용되는 소음 제거 시스템을 심어놨기 때문이다.

혼다 관계자는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을 통해 차체 또는 외부에서 침투하는 소음을 막는 차원에서 벗어나 마이크로폰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제거’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승회 코스는 서귀포 중문관광단지를 출발, 돈내코유원지와 신비의 도로, 1100도로 등을 도는 약 80㎞ 구간이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거친 코너길을 통해 레전드의 성능을 느껴보라는 의도로 마련된 코스인 듯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귀포 중문단지를 출발했다. 어느 정도 시내를 벗어나자 시원하게 길이 뚫렸다.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속도계가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F1에서 키운 엔진 실력이니 오죽할까.

특히 프레임과 바디를 다양한 경량합금 소재로 제작해 기존 모델에 비해 무게를 약 8% 줄여 경쾌한 달리기가 가능했다.

3.5리터 V6엔진은 혼다의 가변밸브기구인 V-TEC을 채용해 295마력(6200rpm)의 최고출력과 36.0Kg·m(50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고회전에서 힘을 내는 혼다 엔진답게 rpm을 쭉 올리자 멋진 사운드를 뿜어내며 박진감있게 치고 나간다.

5단 자동변속기는 전반적으로 엔진과 잘 어울리는 변속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수동모드에서는 변속기 레버나 스티어링휠 뒤쪽에 달린 시프트 패들을 통해 원하는 기어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연비 향상과 주행성능 강화를 위해 채택하고 있는 6~7단 변속기가 아닌 5단 변속기라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혼다 일본의 엔지니어는 이에 대해 "경량화를 통해 엔진출력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게 했다"며 "굳이 무게가 많이 나가고 비용이 드는 다단 변속기를 장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혼다 레전드의 백미는 바로 코너링.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언더스티어가 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스티어링을 감은 대로 코너 안쪽을 향해 파고든다. 바로 세계 최초의 4륜 구동력 자세제어 시스템인 ‘SH-AWD(Super Handling All Wheel Drive)’ 시스템 덕분이다.

코너링시 차체의 흔들림, 즉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최소화시킬 목적으로 개발됐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타이어 4곳에 구동력을 자유 자재로 배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SH-AWD 시스템은 일본 저널리스트협회(RJC: Automotive Researchers' & Journalists' Conference of Japan)의 'RJC 올해의 기술' 상을 받기도 했다.

레전드가 국내 시장에서 전설적인 명차로 인정받게 될 지 궁금하다. 판매가는 부가세 포함 약 67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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