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美경기 여파, 어디까지

[오늘의포인트]美경기 여파, 어디까지

황숙혜 기자
2006.08.24 12:51

떨어지는 수출주를 지금 사도 될까. 단기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 종목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 분석가의 투자 의견이 엇갈린다. 이익 사이클이나 주가를 보면 손이 나가지만 미국의 주택 경기를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는 것.

외국인이 베이시스를 떨어뜨리면서 지수선물을 대량 순매도하는 모습도 걸리는 부분이다. 2조원에 가까운 매수차익잔고가 풀려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 주택경기 관련 지표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상이하다. '끔찍하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별 문제 없다'는 의견도 있다.

24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1311.28을 기록, 전날보다 13.67포인트 떨어지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역시 1.3% 하락, 미국에 이어 아시아 증시도 부동산 경기 둔화를 주가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미국 주택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이들은 미국 소비 및 대미 수출과 연결돼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또 주택 가격이나 판매 규모의 하강 속도가 우려할 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팀장은 "주택 판매 규모가 감소한 것과 함께 가격 하락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택 가격은 1993년 초 이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일이 없었다"며 "지난달 수치를 보면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에 비해 0.9% 오르는데 그쳤고, 이같은 추이라면 하락 반전도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카트리나 발생 이전 주택 가격 상승률이 15.9%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 속도가 상당히 가파르다는 주장이다.

홍춘욱 팀장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통계자료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국가의 경우 이후 6분기 동안 경제성장률이 1.7%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부동산 경기의 둔화가 소비 감소와 전반적인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상당 기간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의 소비는 견조하다는 것.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소비의 근원을 부동산 경기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며 "이보다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 안에서 소득 성장과 고용의 안정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 있고, 연착륙한다는 전제 하에 미국의 소비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 둔화 요인은 부동산 경기보다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해외 경기가 둔화될 경우 미국의 소비가 감소할 위험이 있지만 중국과 일본, 인도 등 글로벌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고,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 성장이 고용시장을 지탱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영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부동산 경기는 지난 2005년 하반기부터 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가격 폭락 없이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IT를 포함해 미국 경기에 민감한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도 엇갈린다.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이익 증가 시나리오가 유효하고,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이 줄인 포지션의 일부를 채우며 수급을 개선시킬 수 있어 조정 시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는 것. 물론 부동산 지표 둔화에 따른 주가 조정도 단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경기 둔화가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익 개선과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홍춘욱 팀장은 "주식시장이 과도한 하락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며 "주택 경기의 부진이 확인된 만큼 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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