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실탄 바닥 외인 선물매도 강화.."양호한 조정" 의견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가 다시 무너졌다. 지난주 미국 증시의 조정에도 저항선인 1380을 힘겹게 지켜냈던 지수가 장 초반부터 큰 폭으로 밀리고 있다.
장중 하락 종목이 500개에 달하는 반면 상승 종목이 약 180에 불과하다. 특히 대형주 낙폭이 가파르다. KRX100지수는 40포인트 급락하고 있다.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이다. 현물시장의 매수 실탄이 바닥을 드러냈고 외국인이 선물 대량 매도로 하락 압력을 높이는 양상이다. 시장 베이시스가 1.00 내외로 밀린 가운데 프로그램으로 750억원의 매물이 출회중이다.
지난주말 기준 매수차익거래가 3조3000억원을 상회한 가운데 외국인의 대량 선물 매도는 자칫 베이시스 약세와 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증시의 6일 연속 조정과 달러 및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 상승도 박스권 상단에서 매도 욕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6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1364.48을 기록, 전날보다 19.40포인트 떨어지고 있다. 1380을 하회하며 출발한 지수는 시가에서 장중 계속 미끄러지는 모습이다. 거래는 부진하다. 거래대금이 7600억원에 불과하고, 거래량도 7600만주에 그친다.
장중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0.6%, 1% 내림세다.
3일 연속 하락중인 삼성전자는 장중 2% 가까이 하락, 60만원을 하회한 후 낙폭을 좁혔다.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60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7월26일이 마지막이었다.
다른 IT 대형주도 마찬가지다. LG필립스LCD가 3% 가량 급락중이고, 하이닉스도 1.6% 내림세다.
자동차와 건설, 금융 등 주요 업종이 1% 이상 내림세다. 현대차가 1.9% 하락중인 가운데 기아차가 1% 이상 떨어지고 있고, 현대모비스는 4% 급락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1.6% 내림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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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 하락은 최근 원화 가치 상승이 가장 큰 부담 요인이라는데 전문가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국민은행과 신한지주가 각각 1.2%, 2% 하락중이고 현대중공업(2.1%) 포스코(0.9%) 현대건설(2.2%) 등 주요 업종대표주가 대부분 약세 흐름이다.
거래가 정체된 가운데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박스권 안에서의 등락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증시가 최고치 경신 끝에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양호한 조정이라는 의견이다.
김학균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의 6일 연속 하락과 원화가치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 지수가 1380에서 밀렸지만 박스권 등락이라는 큰 추세 안에서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조정의 강도나 질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면 연중 국내 증시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의 조정이 양호한 수준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1380에 안착할 수 없었던 것은 IT를 중심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배경으로 한 상승을 기대했으나 시장 예상수준의 실적으로 강한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원/달러 환율 하락이 부담을 더한 데 따른 것"이라며 "국내 수급 역시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기관의 매수 욕구를 강하게 자극할 만큼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 조정이 패닉으로 이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중장기 추세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다만 수급 부진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단기적으로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정석 팀장은 "경기나 이익 측면에서 악재를 찾기는 힘들지만 매수 기반이 약하고 밸류에이션을 높이는데 대한 부담이 박스권 돌파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기관이 주가를 끌어내리면서 매물을 쏟아내는 형국이 아니며, 경기나 기업이익에 대한 긍정적 전망 및 국민연금의 내년 매수 여력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 수급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날 기계적인 매물을 소화한 이후의 시장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증시의 최근 약세와 관련, 그는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경제지표로 관심이 이동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숨고르기로 보인다"며 "중간선거도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급등에 따른 과열을 상당 부분 식힌 것으로 판단, 이번주부터 저점을 다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불리한 수급과 시총 상위 업종의 부진으로 박스권 돌파가 좌절된 셈"이라며 "하지만 거시경제가 순항하고 있고 기업 실적도 양호한 만큼 주가가 일방적으로 밀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큰 폭으로 밀리고 있지만 박스권 이내의 등락으로 봐야 한다"며 "특히 60만원 전후로 밀린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매도보다 보유 또는 매수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