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홍성주 전북은행장
전북은행은 주식시장에서 주목하는 몇 안되는 은행 중 하나다. 자산 6조원이 채 안될 정도로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작은 은행이지만 내실은 어느 은행보다 튼튼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던 올해도 전북은행은 꿋꿋이 '제 갈 길'을 갔다.
무리한 자산 확대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창출과 자산건전성에 초점을 둔 결과 올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많고 많은 은행업계의 '골리앗'들이 아닌 '다윗' 전북은행을 주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잘 나가는' 전북은행의 뒤에는 홍성주 행장(사진)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성쇠는 홍 행장 취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01년 취임해 2004년 연임에 성공한 홍 행장은 '지역밀착형 소매금융 중심 경영'을 기치로 전북은행을 우량 지방은행으로 탈바꿈시켰다. 홍 행장 취임 직전인 2000년 433억원의 자기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있던 전북은행은 '공적자금' 대신 'CEO' 효과를 통해 우량은행으로 재탄생했다.
―내년 3월이면 취임 6주년입니다. 은행권 최고령 CEO이자 최장수 CEO신데 비결이 무엇입니까.
▶한창 일하는 청춘이라고 생각하는데 은행권 최고령 CEO라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웃음). 첫 직장을 한국은행에서 시작했고 외환은행을 거쳐 전북은행에 왔지요. 은행 생활이 벌써 40년을 훌쩍 넘겼네요. 그런 경험이 전북은행을 경영하는 데 큰 보탬이 됐습니다.
―건강관리 비결과 인생관을 말씀해 주신다면.
▶미국과 영국 현지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골프를 배웠습니다. 등산도 즐깁니다. 평일에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조깅을 매일 하죠. 10㎞ 마라톤도 완주할 정도로 능력이 좀 됩니다(웃음). 인생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입니다. 주어진 여건을 달게 받아들이고 상황 반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문 CEO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두드리는 자, 구하는 자, 찾는 자에게 문이 열린다'는 성서 구절이 있죠. 기본에 충실한 정도경영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북은행을 우량은행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입니까.
▶취임 당시 전북은행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외환위기로 누적된 부실여신과 자본잠식 때문에 존폐의 기로에 섰었지요. 임직원들에게 차별화된 역발상을 주문했습니다.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고 자산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수익이 적은 자금운용을 최소로 줄였습니다. 또 전북지역 중소기업이나 영세상공인에 대한 대출규모를 늘려 시장점유율도 높였습니다. 점포망도 재배치했고 고객관계관리(CRM)도 강화했습니다. 전북은행에 대한 지역민들의 로열티(Royalty)가 부쩍 높아지더군요. 취임 후 수년간 주주들께 배당을 못해 마음이 상당히 무거웠는데 지금은 흑자경영을 지속해 수년째 은행권 평균 수준 이상의 배당을 실시할 수 있게 돼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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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실적이 화려한데요. 올해 경영실적 전망과 내년 영업전략은 어떻습니까.
▶지난해 영업이익은 확대됐지만 법인세 부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확대 등으로 순익은 크게 늘어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올해는 이같은 부담요인을 흡수하면서 적정 이익을 내고 있어요. 3분기 순익 144억원은 시장의 기대 이상이죠. 올해 연간 순익은 당초 목표인 340억원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내년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창의적인 마케팅에 나설 생각입니다. 특히 신용카드 영업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신용카드는 대출 확대와 동일한 수준의 수익이 가능한 고수익 분야죠. 이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카쉬랑스, 수익증권 판매에서 실적을 더 내서 선진형 수익 창출 구조를 확립해갈 것입니다.
―그간 증자없는 경영이 계속됐습니다. 증자할 계획이 있으십니까.
▶올 3분기말 현재 자본잉여가 9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자본잠식 상황을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데 증자에 대한 압박은 크지 않습니다. 보완자본인 장기 후순위채도 성공적으로 발행해 자본기반이 확충됐고요. 중장기적으로는 증자도 병행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생각인데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전북은행 인수·합병(M&A) 시나리오가 자주 흘러나올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습니다.
▶이미 증권선물거래소에 공시한 것처럼 루머들은 사실과 다릅니다. 전북은행은 경영지표가 우수하고 내실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요. 다른 금융기관에 피인수된다거나 합병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전북은행이 규모의 열세 만회를 위해 주도적인 입장에서 M&A를 진행하는 경우는 상상할 수 있지요. 그러나 그것도 주주와 지역민,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므로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금융지주에 있는 광주은행과의 합병 시나리오가 보도된 적도 있지만 지방은행간 합병은 더 간단치가 않아요.
―전북지역 경제가 다른 지역보다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역경제 전망은 어떻습니까.
▶지역경제가 약한데 따른 규모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영업구역 확대와 은행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 인구는 전국 인구의 3.9%로 감소 추세에 있고 지역내 총생산(GRDP)도 약 24조원으로 전국 대비 3.1%에 불과합니다. 시장점유율도 수신은 2.1%, 여신은 2.2% 정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새만금간척사업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무주군 지역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도 추진 중이고 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완료되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 영업망 확대에 최선을 다한다면 전북은행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2004년 재신임 당시에 비하면 주가가 2배 이상 뛰었습니다. 주가관리 비결은 무엇입니까.
▶기업설명회(IR)를 많이 다녔죠.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전북은행에 대해서도 냉혹한 평가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북은행은 시장의 관심 종목이 됐습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 유치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현재 오펜하이머, 코리아펀드, CRMC 등이 주요주주로 있고 외국계 투자회사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전북은행 주식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2004년 6월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기간이 종료돼 주식가치 희석효과가 사라졌습니다. 투명한 지배구조가 한몫했고 은행권 상위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달성한 것도 요인입니다. 이익 창출 능력에 점수를 주는 것같아요. 은행권 평균 수준의 배당성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