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말고도 먹고 살것 찾겠다"

"카지노 말고도 먹고 살것 찾겠다"

대담=정희경 경제부장· 정리=박재범·사진=박성기 기자
2006.12.11 11:17

[머투초대석]조기승 강원랜드 사장, 2015년까지 게임 등 신사업 구상

"전세계에서 카지노와 스키장을 함께 갖고 있는 곳은강원랜드(18,260원 ▲20 +0.11%)가 유일합니다." 조기송 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2월8일 개장한 스키장 얘기가 나오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듯 톤도 높아졌다.

학자다운 차분한 면모는 이내 열정적인 CEO의 얼굴로 변했다. 카지노업체 강원랜드에 입성한 지 8개월째. 조 사장은 강원랜드를 향한 부정적 이미지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변명'이나 '핑계'를 대지 않는다. "더이상 나빠질 이미지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조 사장 취임 후 전략도 '방어'에서 '공격'으로 변했다. "있는 그대로만 알려도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란 자신감이다.

'도박' 이미지를 벗고 스키장에 이어 종합레저타운을 꿈꾸는 그와의 만남은 강원랜드를 향한 '오해 풀기 과정'이자 '미래 찾기'였다.

―강원랜드에 대해 '오해'도 많은 것같습니다.

▶많습니다. 도박중독의 주범, 돈세탁의 온상 등 부정적 이미지가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속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도박중독의 경우 원죄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중심에 있지는 않습니다.

연간 40만명이 카지노에 오는데 그중 도박중독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사람은 1500~1700명 정도입니다. 우리가 지정한 병원에서 도박 중독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경마나 다른 곳에서 중독된 이들입니다. 또 카지노에 입장하는 모든 이의 신원을 확인합니다. 기록이 남게 되죠. 역으로 보면 최악의 영업환경인 셈입니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이른바 '상전'이 많아 어려움이 클 것같은데요.

▶일반적으로 기업은 주주와 사회, 그리고 종업원 등 세 그룹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강원랜드는 여기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이 1가지 더 있습니다. 어느 하나에만 치우치면 기업의 존속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강원랜드 주주 구성을 보면 참 복잡합니다. 정부가 51%를 갖고 있지만 중앙정부, 지자체 별로 다양합니다. 일반주주도 외국인이 대부분이고 국내 기관, 개인도 있습니다. 사행산업인 만큼 중앙정부의 규제는 큰 걸림돌이 안됩니다. 다만 시군 등 지자체와의 협의에 경영 여력을 쏟아야 합니다. 물론 이 역시 해당 지자체 입장에서는 더 큰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인만큼 나쁘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대단한 것같습니다.

▶강원랜드의 설립목적이기도 하죠. 채용하는 직원도 지역 출신을 우대해 현재 재직하는 직원의 60% 이상이 폐광지역 출신입니다. 호텔에서 사용하는 식자재도 지역에서 우선 구매토록 하고 있고, 공사 발주 시에도 지역업체를 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강원랜드가 6년간 낸 세금만 1조5000억원이 넘습니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 재원으로 활용되면서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해외 대형 카지노들의 '카지노+레저', 즉 종합리조트사업을 벤치마킹하는 단계로 알고 있는데요.

▶카지노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많기에 각 나라가 경쟁적으로 카지노산업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싱가포르까지 센토사섬에 14조원을 들여 카지노를 조성할 정도죠. 역기능은 규제 등을 통해 제어하면 되고요.

우리는 가족형 종합레저단지로 카지노, 호텔, 테마파크, 골프장, 스키장 등을 갖춘 1단계 사업을 구상했고 스키장 완공으로 이를 완료했습니다. 앞으로 2015년까지 문화관광산업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육성할 비전을 가지고 2단계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6대 신사업을 발표하셨는데.

▶삼성경제연구소 컨소시엄에 2단계 신사업 아이디어 용역을 주어서 그 결과 6개 아이템에 대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정밀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비이락일 수 있지만 6대 신사업 발표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졌습니다. 시장에서 논란도 많았습니다.

▶2단계 사업을 확정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고 오해했던 것같습니다. 물론 단기 수익 측면에서는 카지노만 하는 게 제일입니다. 확실한 수익이 담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강원랜드는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성장동력은 단순히 투자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수익이 전제돼야 합니다. 수익없이 성장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성장동력 찾기에 중점을 두시는 이유는.

▶카지노사업은 대외변수, 특히 정부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독점성을 보장받은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카지노를 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존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도박장이 문을 연 게 1931년인데 1989년 비도박관련 사업 수입이 도박 수입을 앞질렀습니다. 58년이 걸린 셈이죠. 강원랜드도 비카지노 수입을 더 늘려야 합니다. 종합레저타운 구상도 같은 맥락입니다. 라스베이거스가 60년 가까이 걸린 것을 우리는 20년에 할 생각입니다.

―6대 신사업 계획 발표 이후 인수·합병(M&A) 관련 루머가 적잖이 나오는 것같습니다.

▶아직 사업 아이템도 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M&A에 관한 어떤 계획도 없습니다. 다만 검토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사업 전개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6대 신사업의 하나로 꼽힌 게임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경우 전략적 제휴나 M&A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새로 개장한 스키장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공간적 개념보다 심리적 접근성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존 스키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4~5시간이 넘습니다.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이죠. 강원랜드 하이원스키장까지는 3시간30분이면 충분합니다. 막연히 '강원랜드는 멀다'는 인식을 깰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심리적 거리'는 차별화되고 특색있는 콘텐츠로 충분히 좁힐 수 있습니다. 예컨대 강원랜드 주변 산에는 과거 탄광에서 이용하던 도로가 곳곳에 뚫려 있습니다. 총 길이가 80㎞를 넘습니다. 산악자전거(MTB) 등 각종 레저를 즐길 터전입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한 자원'입니다. 이 경우 세계적 기업들의 전시장이 강원랜드로 몰릴 것입니다.

―취임사에서 "빈대를 잡으려면 초가삼간을 태울 것"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각오로 방법을 찾으면 정작 초가삼간을 태우지 않고도 빈대를 잡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과감한 실천을 강조한 것인데,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지요.

―'공부'도 강조하셨는데요.

▶공부는 자기계발입니다. 강원랜드의 경우 지역 인재들을 우대하다보니 다른 일류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일류가 아니면 세계 일류 기업이 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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