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알아야 제대로된 CEO”

“현장을 알아야 제대로된 CEO”

대담=홍찬선 부장, 정리=김성호 기자
2006.12.18 08:40

[머투초대석]SK증권 김우평 사장

“모든 회사의 경영활동은 현장에서 나와야 합니다. ‘Plan-Do-See’라는 경영과정은 모두 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인데요, 현장과 단절된 상태에서 ‘Plan’이 나오면 그건 탁상공론일 것입니다.”

SK증권 김우평 사장은 경영진과 현장의 만남이 회사를 유지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경영진은 현장을 알아야 제대로 된 방향을 잡을 수 있고, 현장 또한 경영진과 자주 만나야 자신들이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실행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경영방침이다.

이러한 경영방침을 실행에 옮기 듯 김 사장은 정기적으로 지점을 방문해 구성원들의 애로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중시한다. 또 지난해부터는 경영진과 사원들간의 ‘포장마치 간담회’를 갖고 직원들 입장에서 좋은 영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기탄없이 말할 수 있도록 하고 CEO 입장에서는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김 사장은 올 연말에도 사원들과 ‘포장마차 간담회’를 갖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데 있어 경영진과 사원들간의 개방적이고 허심탄회한 대화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대화를 하다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도 얻게 되는 등 미래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K증권은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기업의 대변화를 꿈꾸고 있다. 이에 첫관문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판단하고 자산관리사업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사장은 “SK증권은 자통법을 대비해 지난 2월부터 중장기 전략수립 T/F팀을 구성하고 5개월여에 걸쳐 새로운 환경 하에서 변화 방향을 모색했다”며 “또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자산관리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산관리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SK증권은 목표고객 선정, 상품·서비스·채널 전략을 마련하고 자산관리사업부문과 자산관리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

SK증권의 새로운 도약은 비단 국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 JP모건 사건으로 거의 중단되다 시피한 해외영업을 되살려 ‘무대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 그 첫 시험무대는 베트남과 중국이다.

김 사장은 “최근 증권업계를 비롯한 금융업계가 동남아 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적극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SK증권 역시 지난 11월 1일 베트남 증권시장에서 브로커리지 및 언더라이팅 분야 1위 증권사인 바오비엣증권과 업무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이번 MOU체결을 계기로 SK증권은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고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베트남 금융시장에 투자를 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내년 상반기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개설해 베트남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또 “베트남 외에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중국투자 펀드 판매를 시작했고,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김우평 사장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장수 CEO 중 한명으로도 통한다. SK생명에서 2001년 SK증권으로 옮긴 뒤 오랫동안 무탈하게 SK증권을 맡아오고 있다. 그는 남들이 다하는 등산이지만, 이를 통해 심신을 지킴은 물론 경영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증권사 CEO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고 그는 귀뜸한다.

김 사장은 “등산을 하고 나면 정심이 맑아지고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인생을 배우고 경영을 배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등산은 고단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휴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운동이다”며 “성취감이라는 것은 고단함이 있있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것이 등산에서 가장 어렵다는 9부 능선이며, 그것을 극복해야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인생선배로서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사장은 “모든 것은 된다고 생각하면 되고, 안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또 일을 시작함에 있어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경(詩經)에 보면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이란 말이 있는데, ‘백리길을 가는데 처음 90리와 나머지 10리가 서로 맞먹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나 처음은 쉽지만 끝맺기가 어려운 만큼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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