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도 너무한 하나증권 총파업

[기자수첩]해도 너무한 하나증권 총파업

원종태 기자
2007.02.01 17:34

'고용보장+3개월 위로금'으론 부족하다니..과유불급 교훈 새겨야

"이제 갈 때까지 가는구나..."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1일 낮 12시20분,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8층 강당. 하나증권 노조원 234명이 (대한투자증권으로의) '리테일 영업권 양도 관련 근로조건 합의내용'에 대해 찬반투표에서 부결시킨 뒤 한 노조원은 짤막한 탄식을 토해냈다.

노조집행부와 사측이 합의한 근로조건에 대해 예상외로 압도적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들은 창밖의 여의도공원 쪽에 대기해 있던 예닐곱대의 관광버스에 올랐다. 일터를 버리고 총파업 투쟁장소인 경기도 가평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하나증권 노조가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사무직군 폐지가 합의내용에서 빠졌고, 사기진작비가 미흡하다는 불만을 투표결과로 드러냈다. 하지만 노조원들의 이런 불만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리테일 직원들의 전원 고용승계가 이뤄진데다 사기진작비도 정규직 기준 300% 지급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점포영업직 직원들은 성과급 요율을 올려 결과적으로 연봉도 인상됐다. 역대 증권사 합병에 따른 노사 합의조건 중 가장 합리적이라는 게 제3자들의 중론이다.

사무직군 폐지도 하나증권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총파업이 '돈'을 더받기 위한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은 노조에게도 절대 좋을 리 없다. 순차적으로 풀어야 할 요구사항을 "기회는 이때다"식으로 강압하면 명분은 흐려지고 설득력도 없어진다. 대한투자증권에 영업권을 넘겨 자산운용과 리테일영업 부문에서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을 다시한번 곱씹어 볼 때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있다.

이날 파업결정이 내려진 뒤 파업에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들이 느낀 안타까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고객을 볼모로 한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결국 자신들의 밥그릇을 깨는 일이다. '지나치면 미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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