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에서 일할 권리

[기자수첩]현대차에서 일할 권리

김용관 기자
2007.02.05 08:43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주야 2교대 근무제' 도입이 또다시 무산됐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노조가 두번이나 거부한 것이다.

반대 이유가 너무 궁색하다. 노조가 공식적으로 밝힌 반대 논리는 '야근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700여명에 달하는 현대차 전주공장 입사대기자들은 또다시 눈치밥을 먹게 생겼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연히 입사할 것으로 예상해 다니던 회사마저 그만둬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증산에 대비해 미리 뽑은 신규 인력들로, 서류전형과 신체검사를 마쳐 언제든지 출근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전주공장 앞에서 '우리도 일하고 싶다'라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벌일 정도였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가 기득권을 포기한 독일 폭스바겐의 행보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지난 90년 이후 판매량 감소 및 고임금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폭스바겐 노사는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다. '아우토 5000x5000'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임금이 싼 동유럽에 세우려던 미니밴 '투란' 공장을 국내에 유치하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것이다.

앞의 숫자는 새로운 일자리 5000개를, 뒤의 5000은 월 급여를 본사 근로자의 80% 수준인 5000마르크로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프로젝트가 도입된 이후 투란 공장이 들어선 볼프스부르그의 실업률은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또 생산입지로서 가장 흡인력이 있는 도시 순위 9위에 올랐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가 적극적으로 앞장선 결과다.

노조의 발목잡기로 인한 현대차의 피해는 제쳐두고 700여명의 '일할 권리'는 도대체 누구한테 호소해야할 지 답답하기만 하다. 기약없이 미뤄진 입사에 속앓이를 하고 있을 입사 대기자들이 '야근하면 건강이 나빠진다'는 노조원들의 반대 논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