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 규모 세계 2위.."줄여야 한다"

신용보증 규모 세계 2위.."줄여야 한다"

강종구 기자
2007.03.19 12:26

운용비용 6년간 5.6조원..금융시장 발전에 걸림돌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이 제공하고 있는 국내 신용보증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2000년 이후 발생한 직접비용만 무려 5조6000억원에 달하고 보증기간이 너무 길거나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까지 수혜를 받는 등 운용의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신용보증제도의 운용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국내 신용보증 잔액은 지난해말 현재 44조8000억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7조2000억원에 비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GDP 대비 신용보증잔액 비율은 2005년 현재 5.7%를 기록, 부동산 거품붕괴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일본의 5.9%에 이어 세계 2위였다. 미국 0.4%, 독일 0.2%, 캐나다 0.1%는 물론이고 이웃나라 대만의 2.7%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신용보증기금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네델란드, 스위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핀란드, 영국 등 주요 28개국 평균은 1.5%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신용보증규모가 큰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자금난에 봉착한 중소기업에 대해 보증공급을 크게 확대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기피, 지방은행의 퇴출, 지역서민금융기관의 위축 등으로 신용보증제도에 대한 중소기업의 의존이 크게 늘어난 것. 특히 외환위기 이전에는 금융기관의 출연료가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재원을 대부분 책임졌지만, 외환위기를 전후해 정부의 출연료 부담이 급팽창했다.

신용보증 규모가 급증하면서 운용비용도 급격히 늘어났다. 2000~2005년 6년간 발생한 인건비, 경비, 대외변제 등 직접비용만 5조6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오는 간접비용까지 합할 경우 전체 운용비용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박형근 한은 조사국 금융산업팀 차장은 "주요국과 비교할 때 신용보증 규모가 경제규모에 비해 과다한 수준이고 운용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용보증제도에 대한 과도한 의존때문에 금융기관의 신용심사 기능 등 금융산업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보증제도 때문에 우리나라 대출시장은 신용등급 최우수자와 최열위자 시장만 있고 중간 시장은 실종된 상태.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경우 연리 10% 미만의 은행권 시장과 15% 이상의 비은행권 시장은 발달되어 있지만, 금리 10% 전후의 중간시장은 외면당하고 있다.

보증기간이 너무 길거나 창업기업이 아니라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나 대기업도 수혜를 받는 등 운용의 실효성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보증기간이 15년을 넘는 기업에게 지원된 것만 2조원에 달해 1년이하 기업의 잔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신용보증기금 내부자료에 따르면 투자부적격등급인 BB+이하 등급뿐 아니라 BBB-이상의 투자적격등급, 심지어 최상위 등급인 AAA등급 기업에게도 보증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차장은 "중간시장에 대한 대출이 보증이나 담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금융기관의 신용심사 기능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신용보증 규모가 작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발전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보증규모를 축소하고 본래 기능에 부합하도록 기술력이 뛰어난 창업기업 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신용평가 등급이 높은 기업과 장기 수혜기업을 가급적 조속히 졸업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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