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 "'人事'는 '人死'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 "'人事'는 '人死'다"

백진엽 기자
2007.04.11 14:26

"'인사(人事)'는 임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보다 일을 잘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인데, 내게 '인사(人事)'는 마치 '인사(人死)'처럼 느껴진다"

11일 ㈜코오롱의 50주년을 맞아 약 3년만에 기자들 앞에 선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꺼낸 말이다. 회사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그것도 "가장 탁월한 선택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느닷없이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꺼내 의아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뒤이은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몇년간 코오롱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생, 그리고 위기를 넘어 다시 이런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소회가 드러난다.

"인사를 할 때마다 정말 고민이 많다. 내가 자칫 펜을 잘못 놀릴 경우 어떤 사람은 존경받는 가장에서 사회의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에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며 "인사관련 자료는 한장을 넘기는데만도 몇시간이 걸린다"고 인사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놨다.

특히 코오롱그룹의 문화는 좋게 말하면 인정과 의리, 나쁘게 말하면 보수적이고 미래적이지 않은 그룹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따라가는데 방해가 돼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이 회장이 위기 극복을 위해 이런 기업문화를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로 바꾸기 위해 '혁신'을 내세웠고, 그 과정에서 (특히 인사와 관련해) 소음이나 마찰도 많았다. 이러다 보니 이 회장에게는 인사가 사람을 죽이는 일처럼 받아들여진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회장은 "주로 인사를 할 때는 함께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중용하고는 한다"며 "하지만 작년 인사때는 내가 불편하더라도 진짜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사람을 배치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그 선택에 대해 스스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코오롱 문화인 인정과 의리를 바탕으로 이제는 개개인이 부와 명성(Rich & Famous)을 얻을 수 있는 그룹이 되고자 한다"며 "그러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가져 주기를 바라고, 나 스스로도 지금보다 한발 더 많이, 한발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리더십은 최대한 자주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해서 이른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가 됐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며 '현장경영, 이해경영'을 강조하며 "지금은 공장에 있는 사람들도 경영진의 뜻을 이해해주는데 이는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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