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기자간담회..적절한 유머로 좌중 압도
지난 2004년 중국 출장길에 가진 기자간담회 이후 3년만에 기자들 앞에 선 이웅열코오롱(64,200원 ▲600 +0.94%)그룹 회장. 11일 ㈜코오롱의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이 회장은 과거 재밌는 일화 및 적절한 유머를 곁들이며 즐거운 간담회를 만들었다.
식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진지하게 일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던 이 회장. 하지만 식사가 나오면서 또 일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본격적으로 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의 현란한 말솜씨는 함께 배석한 코오롱그룹의 인사들을 소개하면서부터 드러났다. 배영호 ㈜코오롱 사장을 소개하면서 "화투 뒷장이 아주 잘 붙는 분"이라고 말해 첫번째 웃음을 이끌어냈다. 운이 좋다는 뜻이다.
이어 코오롱그룹의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남수 부사장에 대해서는 "화투 뒷장이 안붙으면 그 뒷장을 바꾸는 분"이라고 했다. 안좋은 운도 바꾸는 능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화기애애하게 흐르던 간담회장의 분위기가 절정에 오른 것은 이 회장이 군대 시절 경험담을 꺼냈을 때.
이 회장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내가 5사단 수색대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을 꺼냈다. '인내와 도전정신 등' 뻔한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세상에 안되는 일이 없다"는 것으로 시작된 그의 이야기를 듣고는 웃음바다가 됐다.
"말년병장시절 식사당번을 맡게 됐는데 동료들이 '이 병장이 만들면 밥도 그렇고 다 맛있어'라고 하더라"며 잠시 말을 끊었다. 물론 여기저기서 비법을 묻는 질문이 나왔고, 이 회장은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당연히 '미원'이죠, 밥에도 뿌리고 국에도 뿌리고..맛이 안좋을 수 있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자신이 음식솜씨가 있어서 결혼 후 7개월동안 김치, 물김치, 백김치 등 김치들을 손수 담가먹었다고 소개하자 한 기자가 "왜 7개월만 했냐"는 질문에 "한번은 김치를 담글 때 털옷을 입었는데, 나중에 가족들이 김치에서 털이 나와 이빨에 다 끼었다고 불평한 뒤 그만 뒀다"고 답했다.
후계 문제에 대해서도 "아버지께서는 생각이 다르시지만 강요하고 싶지 않다"며 "원한다면 기회는 줄 수 있지만, 일단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고 싶다"고 철학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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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SK텔레콤을 방문한 것에 감명을 받은 듯 "최태원 SK 회장이 얼마나 열심히 뛰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나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라고 전했다.
오후 5시 구미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오후 1시 기차를 예약해 뒀던 이 회장은 "나 아직 밥도 다 못먹었는데 기차 30분마다 있지 않냐"며 다시 한번 웃음을 유도한 후, "솔직히 이런 공식적인 자리는 나한테 안 맞는다"며 누구보다 프로다운 간담회를 이끈 후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