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SRI국제컨퍼런스]<1-2>국내 전문가 SRI 인식도 조사 결과 분석
보이는 가치에만 투자하는 시대는 갔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가치'가 뜨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이사장 김영호)이 5월 31일부터 8일간 국내의 기업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기업의 IR담당자들 13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 자료는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2007SRI국제컨퍼런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책임투자 전략'(www.coolmoney.org)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 63%, "ESG성과가 주주가치 기여"
KoSIF의 '한국의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SRI) 인식수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가 "기업의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성과가 기업성과나 주주 가치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고 답했다.
"ESG 이슈가 기업성과에 보통 이하로 기여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중 36%에 그쳤다. "많이 기여한다(9.4%)"는 응답은 "별로 기여하지 않는다(0.7%)"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투자 전문가 집단은 기업 전문가 집단보다 ESG 이슈를 중요하게 봤다. 응답자 중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66.7%가 "ESG 성과가 기업성과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기업 IR담당자(54.3%)의 응답보다 12.4%포인트 높은 수치다.
인식의 변화는 투자로 이어졌다. ESG 성과가 기업가치에 기여한다고 보면서 실제로 투자할 때 ESG 요소를 평가한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56.7%였다.
ESG 기여도가 '보통 이하'라고 인식하고 투자 때 '보통 이하'로 고려하는 전문가는 43.3%였다. 이미 과반수 이상의 전문가가 ESG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SRI의 향후 위상에 대해선 응답자 중 48.9%가 주류 투자방식으로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단별로는 기업성과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66%)이 펀드매니저(44.1%)나 기업 IR 담당자(34.8%)보다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사회공헌'보다는 '투명경영'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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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투명경영'을 비재무적 기업가치의 핵심으로 봤다. 복수응답에서 139명 중 111명, 즉 80%가 '투명경영'을 기업성과와 주주가치와 가장 밀접한 요소로 꼽은 것이다.
이사회 분리(8명), 독립적 이사회(16명)에 대한 응답까지 합하면 투명경영을 중시하는 응답자는 97%에 달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기업들의 ESG 대응전략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공헌'이 기업성과, 주주가치와 밀접하다고 보는 전문가는 139명 중 22명, 15.8%에 불과했다.
'사회공헌'은 '소비자 평판'(38.8%), 노사관계(28.8%)는 물론 '환경경영 체제'와 '협력업체 상생'(각 18%)보다도 기업성과와 밀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한편, 환경 이슈가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투명경영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의 환경 영향, CEO의 환경경영 의지 등 관련 이슈를 모두 합하면 응답자 중 98명, 70% 이상이 기업성과, 주주가치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77%, "대화로 풉시다"
ESG 요소를 보여주는 지속가능성보고서에 대해선 전문가들 모두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응답자 중 69%가 '양적으로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질적으로 만족스럽다'는 응답도 12%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이나 공시를 법제화하는 데엔 집단별로 반응이 달랐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투자전문가들은 '보통' 수준(5점 척도 중 3.4) 정도로 필요하다고 봤다. 기업 IR 담당자는 아예 '부정적'(5점 척도 중 2.6)인 반응을 보였다.
SRI펀드의 경영 관여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펀드매니저 중 84%, 애널리스트 중 61%가 경영 관여로 주주가치가 높아진다고 본 반면, IR담당자는 37%만이 그렇다고 봤다.
그럼에도 '우호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데엔 의견이 일치했다. 응답자 중 108명(77.7%)은 SRI펀드가 비공식적이고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좋다고 봤다. 주총에서 '의결권를 행사하는 것(63.3%)'도 높은 지지를 얻었다.
반면, 경영진 교체(29.5%), 임시주총 소집(23%), 타기관 공조(14.4%) 같이 강경한 방식은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 전형적인 주주 행동으로 꼽히는 '주주 제안' 역시 4.3%의 지지를 받는 데에 그쳤다.
SRI 투자방법으로 57%가 투자 편입 심사(Positive Screening)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SRI 투자방법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투자 배제 심사(Negative Screening)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33%뿐이었다.
최근에 등장한 투자방법도 인기가 높았다. 친환경기술 등 미래산업투자에 대한 선호도는 45%로, 긍정적 효과 심사 다음으로 높았다. 그 다음은 업종 내 최고기업 선별(Best-in-Class, 39%), 기존 지표 심사법(Score Screening, 38%)이 선호전략으로 꼽혔다.
◇"포르노 싫어, 친환경 좋아"
SRI 투자 편입 대상으로는 응답자의 71%가 '친환경'을, 59%가 '투명경영'을 꼽았다. '사회공헌'을 꼽은 이는 29%로, ESG 이슈에서처럼 중요도에서 다른 이슈에 밀렸다.
비호감 업종으로는 55%가 '포르노 산업'을 꼽았다. 수질 오염(34%), 담배업(30%), 도박산업(30%) 역시 투자 배제 대상으로 여겨졌다.
최근 '무이자' 마케팅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대부업(27%)은 온실가스 배출업종(25%)보다도 투자에서 배제해야 할 대상으로 꼽혔다.
해외에서 대표적인 SRI 배제 업종으로 꼽히는 군수(17%), 주류(12%)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비호감도가 낮았다. 국내와 해외의 사회적 인식 차이를 드러내는 결과다.
이 설문조사를 수행한 류영재 KoSIF 연구정책분과 위원장(서스틴베스트 대표)은 "조사결과를 보면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아직 걸음마 단계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재무적 기업가치의 출발점은 법을 잘 지키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DMS 먼저 준법경영, 투명경영을 하길 투자 전문가들은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