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오늘 파업강행..출근길 조합원들에 동참촉구
28일,현대자동차(495,000원 ▲5,000 +1.02%)울산공장의 아침 출근길에 북소리가 울렸다.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오후 1시부터 파업이 예고됐고, 울산공장 노조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동참을 독려키 위해 출근에 맞춰 대오를 이루고 투쟁가를 불렀다.
몇몇이 나눠주는 유인물에서는 결전을 준비하기라도 한듯 비장한 각오가 눈에 띈다. 하지만 '필사즉생(必死卽生)'으로 파업에 나서자는 집행부의 선동구호는 조합원들에게는 대체로 이입되지 않는 듯 하다. 유인물을 받아든 대부분 조합원들에게선 표정이 읽히지 않는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미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다'는 노조의 논리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기 때문일까.

40대 조합원 한 명은 "집행부가 (파업)하자고 해서 따르긴 하지만 여론이 비판적이고, 우선 나도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난 1월 성과금 투쟁 때만 해도 집행부를 감쌌지만 얼마전부턴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집행부가 조합원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현실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지난 27일, 집행부가 파업을 강행한다고 밝히자 노조의 전 대의원인 김재근 씨(48)는 "대다수 조합원들이 정치파업을 원하지 않는 만큼 지도부 중심의 간부파업을 해야 한다"는 유인물을 뿌렸다.
노조가 이용하는 인터넷 자유게시판에서도 '간부파업'을 외치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거세다. 상당수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지역사회와도 벽을 쌓기 시작했다. 연례행사가 된 파업에, 정치적인 이유의 투쟁까지 겹치자 벽은 더 공고해진 모습이다. 지난 26일 금속노조 조합원 일부가 울산상공회의소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르더니, 28일 아침 현대차 노조집행부는 "시민단체를 고소하겠다"는 유인물을 돌리고 "부도덕한 시민단체 집회에 동원된 어르신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140개 시민단체가 '행복도시만들기 울산범시민협의회'를 구성하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30만 시민이 참여하는 규탄집회를 열겠다고 경고하자 노조도 으름장을 놓기 시작한 셈이다. 집행부는 정부가 '불법파업 엄정대처'라는 신호을 보내도, 네티즌들이 파업철회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도 고집을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침부터 울린 북소리는 궁지에 몰린 집행부의 심장소리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