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경영행태가 스스로 족쇄 채워..제도적 제약도 재점검해야
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가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M&A를 성사시키면서 재계에서 M&A를 통한 성장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의 이번 M&A가 국내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M&A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49억불짜리 대형 딜(Deal)이라는 점에서 다른 국내 대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우리 기업의 다국적화에 중요한 딜"= 전경련 이승철 전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이번 M&A에 대해 "우리 기업의 다국적화에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딜"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M&A에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여준 과감한 딜이라는 것.
실제로 대한상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들 중 글로벌 M&A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기업은 57.1%에 달하지만 실제 성과는 매우 미미하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M&A 실적은 2005년도 기준으로 4억5100만달러로 미국(1475억5100만달러)의 0.3%에 불과하고 영국(905억3500만달러), 일본(81억3100만달러), 중국(52억7900만달러)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를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사실 기업 스스로에게 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과거 해외 M&A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경험과 보수적인 경영행태로 과감한 M&A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고 있는 얘기다. 실제로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대우그룹은 몰락했고 외환위기 이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해외 M&A에 나섰지만 신통치 못한 성과를 내면서 M&A에 소극적인 행태를 보여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보수적인 경영행태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게다가 해외 M&A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정도로 큰 딜인 경우가 많아 기업들이 더욱 신중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윤호 전경련 부회장도 지난 26일 제주하계포럼에서 "외국 유수 기업은 신속하고 과감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리스크 테이킹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제도적 제약도 재점검해야= 사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를 막는 제도적 제약은 많지 않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나 여론과 같은 비경제적 요인들이 기업의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동양제철화학의 컬럼비안케미컬즈컴퍼니(CCC) 인수건이 공정거래법상 50% 룰에 걸렸고 유화업계의 대형화에도 공정거래법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또 M&A를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식하거나 경영진의 비도덕성과 기업의 M&A를 연결시켜 비판하는 여론도 기업들에게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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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M&A연구소장은 "외환위기 이후 매물로 나왔던 국내 기업들의 M&A가 대부분 처리되면서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이어 "다른 나라들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M&A의 경우에는 법 적용에 융통성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도 기업들이 자유롭게 해외 기업을 M&A 할 수 있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해외 M&A만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간의 M&A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를 가로막는 제도들에 대해서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경련 이 전무는 "국내 기업간의 M&A를 제약하는 출총제,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 지주회사 제도 등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