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리온, 제과시장서 '일승일패'

롯데-오리온, 제과시장서 '일승일패'

김지산 기자
2007.09.09 10:50

상대방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으며 서로 자극

롯데제과(27,800원 ▲600 +2.21%)오리온(24,000원 ▼50 -0.21%)이 국내 제과시장에서 글로벌 식품업체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서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오리온의 글로벌 파트너였던 미국의 프리토레이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오리온은 롯데제과로 넘어갈 줄 알았던 허쉬와의 파트너십을 지켜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최근 프리토레이의 브랜드 스낵 '썬칩'을 시판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프리토레이의 또 다른 스낵 '치토스'와 함께 수년전 오리온에 의해 국내에 소개됐었다.

오리온이 프리토레이와 제휴를 맺어 국내에 치토스와 썬칩의 씨앗을 뿌렸다면 엉뚱하게도 롯데가 그 과실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오리온 입장에서는 롯데제과가 얄미울 수밖에 없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2004년 프리토레이가 오리온과 한국에서 파트너십을 철회하면서 비롯됐다. 지난 1987년 오리온과 펩시가 동일한 비율로 출자해 스낵법인 '오리온프리토레이'를 설립할 때만 해도 오리온과 펩시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과시했으나 펩시가 오리온의 스낵 사업에 제약을 가하며서 끝내 결별했다.

제휴 당시 펩시는 오리온의 히트작 '오감자'를 스낵으로 분류해 오감자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자신의 몫으로 요구하는 등 오리온과 번번히 부딪혔다. 이에 오리온은 펩시가 보유하던 합작법인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법으로 관계를 청산했다.

그러자 롯데제과가 나타났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초 프리토레이와 제휴를 맺고 오리온이 팔던 치토스를 다시 판매하더니 최근에는 또 썬칩을 들고 나왔다.

오리온은 롯데제과에 약이 오를대로 올랐다. 재주는 곰(오리온)이 부리고 돈은 사람(롯데제과)가 취하는 꼴이기 때문. 현재 롯데제과는 치토스에서 월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썬칩도 치토스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오리온이 제품을 팔던 시절 월 평균 10억원보다 두 배가 많다.

오리온이 꼼짝없이 롯데제과에 당한 것만은 아니다. 롯데제과가 올 초 허쉬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공동 전선을 펴기로 했지만 한국 시장은 예외가 됐다. 허쉬가 한국 총판권을 오리온에 부여한 것.

롯데제과는 중국에 허쉬와 공동으로 공장을 운영하며 여기에서 생산하는 초콜릿을 아시아 전역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한국 내 허쉬의 사업파트너였던 오리온이 허쉬에 버림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오리온과 허쉬의 계약 연장. 오리온은 최근 허쉬와 국내 총판권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연간 2500억원대인 국내 초콜릿 시장의 54% 시장을 롯데제과가 점유하다보니 허쉬는 롯데의 '찬밥'이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오리온과 허쉬의 계약연장은 기간이 1년에 불과해 내년에 허쉬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오리온은 국내 초콜릿 시장에서 23%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허쉬의 경우 오리온 초콜릿 매출의 7%를 차지하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와 오리온이 서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통해 자존심을 지켰다"며 "글로벌 파트너 확보를 통한 양사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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