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상수도부터 카자흐스탄 물류까지 신성장동력 해외투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막강 영향력을 행사해온 군인공제회 號(호)가 재출항에 앞두고 힘차게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이번 항해의 방문지는 오대양 육대륙이다. 항해 미션은 '해외자본 시장 개척'.
그동안 토종자본 지킴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제 무대 큰손, 해외시장 개척 첨병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군인공제회는 해외 자본시장 교두보 확보라는 특명 완수를 위해 2~3년전부터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했다.
가볍고 강한 몸 만들기를 위해 올초 본부조직을 선진기업형으로 개편했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전문성도 대폭 강화했다.
'국내 1위로는 만족되지도 않고 생존도 보장되지 않는다. 세계1위가 되어야 한다'는 게 군인공제회의 신(新) 경영 모토다.
국내 M&A시장에서의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는 선제적 판단과 과단성이 역시 고수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남보다 앞서 시장을 바라보는 예측력과 통찰력,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하는 용인술, 여기에 의사결정 후에는 뒤도 돌아다보지 않는 맹렬함이 또하나의 신화 창출이라는 과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군인공제회의 해외 블루오션 전략은 해외직접 M&A, 해외 펀드, 해외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해외주식 투자 등 4가지로 요약된다. 투자시 기존의 재무적 투자자(FI)에서 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결합한 형태도 고려중이다. 기존 FI식 투자 방법과 비교할 때 공격적이다.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해외 유수의 PEF와 공조를 취한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사업다각화-수익다변화를 위해서라면 웬만한 위험은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해외주식이나 채권 매입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중 중국과 인도 자본시장에서 프리 IPO기업에 투자하는 회사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분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 투자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다. 군인공제회는 그동안 유럽 동남아 등 해외 각지에서 개발사업에 참여해왔으며, 올들어 호주 맥쿼리 금융그룹의 펀드를 통해 영국 상하수도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업체인 테임즈워터사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사업은 벌써부터 큰 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 투자금의 8%인 240억원 정도의 수익이 예상되고 있고, 1~2년후에는 10%대 수익이 가능하다는 게 군인공제회측의 설명이다.
독자들의 PICK!
에너지-환경-바이오 관련 분야 자원 개발과 해외건설 사업도 신동력 아이템중 하나다.
군인공제회는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겸 경제중심지인 알마티에 지분투자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형식으로 현지 물류창고를 설립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향후 개발사업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물류기반시설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군인공제회는 이번 프로젝트에 2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국내 중견건설업체를 시공사로 선정, 관련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태양광사업 뿐 아니라 해양심층수, 먹는물 사업 투자를 검토중이거나 일부는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지난 7월에 행정공제회와 함께 라오스 바이오디젤사업에 150억원을 투자했으며, 베트남 호치민에 부동산 개발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한 바 있다. 바이오디젤은 자트로파 쌀겨 폐식용유 대두유 야자수 등 식물성 유지에 화학적 처리를 가해 생산하는 무공해 연료다.
또 대한석탄공사 등과 공동으로 중국 내몽고 지역의 노천탄광 개발사업에 2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해외 주식시장 투자를 위해 500억원을 별도로 책정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본부장으로 일하다 올초 군인공제회 자금운용팀장으로 영입된 남승우 부장은 "장기투자를 하면 매년 15%의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서 확인했다"며 "이러한 투자 경험을 토대로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의 주식 투자 규모는 4500억여원. 수익증권에 1600억원에 투자하고 있고, 직접투자는 1300억원, 투자일임은 800억원, 나머지는 ELS에 투자하고 있다. 수익률은 10월말 현재 58%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에는 항시 위험과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한다. 국가신동력을 금융에서 찾자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블루오션 개척에 나선 군인공제회의 발걸음이 힘차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