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기업 상대 대부업'

대한전선 '기업 상대 대부업'

김용관 기자, 박홍경
2008.04.11 07:55

[이슈리포트/대한전선]①우영ㆍ신구건설ㆍ분당저축銀 등 급전대여 '애원'

이 기사는 04월10일(11:02)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분당상호저축은행이 감독당국으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명령을 받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당시 분당저축은행은 BIS비율이 지도기준인 5% 밑으로 떨어지는 등 총체적 위기 국면이었다.

이를 막기 위해 대주주들에게 유상증자 참여를 요청하는 등 다각도로 경영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가게 된다.

분당저축은행이 마지막으로 기댄 곳은대한전선(28,650원 ▼1,400 -4.66%). 당시 분당저축은행 CEO는 경영권 양도를 조건으로 100억원 우선 증자 후 단계적으로 500억원을 투자하는 지원안을 대한전선에 요청했다.

하지만 우발채무의 위험이 불거지면서 협상은 불발로 끝났고 결국 영업정지명령을 받게 된다. 대한전선이 사실상 최후의 보루였던 셈이다.

#지난 2월26일, 신구건설 자금부 고위관계자가 대한전선 본사를 급하게 찾았다. 당시 신구건설은 만기가 돌아온 어음 17억원을 갚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절박한 상황이었다.

신구건설 관계자가 대한전선을 찾은 이유는 단 한가지. 최종 부도를 모면하기 위해 돈을 빌리러 온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신구건설은 판교신도시 등의 우량 사업장을 담보로 내놨다.

대한전선은 쉽게 자금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다. 밤새 담보로 제공된 물건에 대한 확인작업을 거치며 신구건설의 애를 태웠다.

결국 대한전선은 27일 새벽 무렵 25억원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다. 자금지원 규모의 3배에 달하는 담보를 잡고서야 신구건설을 살려준 것이다.

#이틀 뒤인 2월28일.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유닛(BLU) 생산업체인우영이 17억8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이번에도 구원투수는 대한전선이었다. 우영은 1차 부도를 앞두고 대한전선 본사를 방문해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1차 부도일인 28일과 다음날인 29일 고위 임원이 대한전선을 직접 찾아 최종 부도를 모면하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우영의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한전선은 자금 대여를 거부, 결국 우영은 최종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자금난에 봉착한 기업들이 명동이 아닌 대한전선으로 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 2금융권에서 자금을 구할 수 없는 한계기업들이 찾는 최후의 보루는 명동 사채시장이다.

하지만 분당저측은행, 신구건설, 우영 등의 사례처럼 금융회사에서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대한전선은 명동에 맞먹는 새로운 급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간 사적 금융거래를 하는 것이니 말 그대로 '사채업자', 또는 '무면허 대부업체'로 지칭할 만 하다.

그런데 사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모두 '자발적'으로 대한전선을 찾는다는 점이다.

의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도대체 금융회사도 아닌 제조업체(일반적인 기업이미지)에 기업들이 돈을 빌리러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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