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1일(11:31)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이 매각됐다는 소식은 외신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지난달 25일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밀레니엄 앤 콥튼 호텔이 밀레니엄힐튼 서울호텔을 강호AMC란 회사에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매각대금은 4700억원.
자본금 2억원짜리 작은 회사가, 언론에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던 작은 부동산디벨로퍼가 수천억원짜리 딜을 하다니..호사가들의 입놀림이 바빠졌다.
어떤 회사인데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이름만 빌려준 것은 아닐까. 김우중 전 회장의 숨겨둔 돈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 수많은 미스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됐다.
밀레니엄힐튼호텔이 어떤 곳인가. 대우그룹 소유였다가 그룹 해체 이후 영욕의 세월을 보낸 곳이다.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월 1만원에 펜트하우스를 장기 임대했다가 법원 판결로 쫓겨나기도 했다. 혹여 김우중 회장이 비자금을 동원해 힐튼호텔을 되사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현재까지 정황으로 보면 이런 미스터리 의혹은 실체가 없는 듯하다.
강호AMC는 그동안 투자했던 부동산개발 이익을 바탕으로 '순수하게' 은행 대출과 투자를 받을 예정이란다. 장교동 오피스 빌딩 개발 사업으로 수천억원의 돈을 벌게 됐고, 그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아 힐튼호텔을 인수했다는 얘기다.
또 미스터리다. 어떻게 몇 년사이에 수천억원의 담보를 제공할 만큼 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강호AMC는 작은 설계회사에서 시작한 부동산디벨로퍼다. 개인 주주가 돈을 대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장교동 오피스 빌딩 건으로 대박을 내 큰 돈을 벌었다. 장교동 일대에 1만㎡ 규모의 땅을 매집하고 빌딩을 세우는 과정에서 토지 가격만으로도 꽤 많은 시세차익을 거뒀다. 개발 이익은 차후 문제다.
이런 돈벌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부동산으로 돈을 벌면 대부분 투기꾼과 불로소득이란 딱지가 붙게 된다. 부동산디벨로퍼들을 '꾼'으로 부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부동산디벨로퍼들은 억울해하고 있다. 토지를 개발하는데 들인 노력은 조금이라도 인정해달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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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들에게 토지작업은 수년이 걸리는 지루한 작업이다. 작게 분산돼 있는 토지 주인들을 일일이 만나며 설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장교동 토지 작업도 한 사람을 50회 이상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고 한다.
부동산개발지역을 선정하는 작업도 나름의 노하우와 노력이 필요하다.오피스빌딩에 적합한지, 레저단지에 적합한지, 성공 가능성은 있는지 몇개월씩 현지를 답사하고 연구를 해가며땅을 고른다. 맹지도 있었을 땅을 개발해 높은 가치를 가진 땅으로 개발하는게 이들의 노하우다.
부동산디벨로퍼들 중엔 운으로 돈을 번 경우도 있겠고, 진짜 투기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피땀어린 노력이 숨어 있다. 이런 노력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진짜 디벨로퍼들이 커야 '꾼'들이 설자리가 점차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