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연속 순매수 '역대 최장'…매수주체 관심
코스피지수가 26일 미국증시의 2% 이상 급락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을 유지하며 상당히 잘 버티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초반 전날에 비해 1.8% 급락한 1474.64까지 주저앉았지만 낙폭을 만회하고 1490선대 중반에서 맴돌며 반등을 노리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의 버팀목으로 작용하는 주체는 프로그램 매수세다. 프로그램 순매수는 오전 11시20분 현재 2815억원을 기록중이다. 차익거래가 2259억원, 비차익거래가 556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비차익거래의 최근 연속 순매수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19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비차익거래가 해외발 상황의 현란한 변동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지수를 지탱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비차익거래가 19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증시 사상 처음이다.
원상필 연구원은 "비차익거래가 매수세력이 없는 최근 증시에 유일하게 사주는 세력인 셈"이라며 "사상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세력이 무슨 이유로 비차익거래에 집중하는 지 파악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비차익거래는 지수선물이나 옵션매매가 동반되지 않고 순수하게 15개 종목 이상 주식들로 구성된 프로그램 매매주문이다. 쉽게 말해 주식 15개 종목 이상을 바구니에 담아 대량으로 사들이는 매매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의 바스켓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매수주체에 대한 통계가 파악되기 힘들어 관련 전문가들도 추정만 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비차익거래 매매 주체를 찾기 위해 현물 투자자별 순매수 누적과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 누적을 대조한다. 하지만 매수 주체를 추정해내는 데 까다로운 측면이 있어 증권사별로도 매수주체 파악을 위한 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난다.
동양종금증권(4,520원 ▲15 +0.33%)원 연구원은 최근 비차익거래의 매수 주체를 은행과 보험으로 파악했다. 각종 데이터와 업계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들이 현재 싼 가격을 이용해 우량주식을 바구니에 담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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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규우리투자증권(30,450원 ▲500 +1.67%)연구원은 투자자별 현물 순매수 금액과 비차익거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최근 매수 주체를 증권과 보험이 유력한 것으로 판단했다.
증권은 ETF를 이용한 변형 차익거래로, 보험은 변액보험의 자금 집행으로 파악했다. 강송철대우증권(63,200원 ▲100 +0.16%)연구원은 비차익거래 매수주체를 연기금이나 보험으로 지목했다. 투신이나 증권은 19거래일 연속 매수우위 이전에도 인덱스펀드나 ETF에 비차익물량을 꾸준히 싣고 있었기 때문에 순매수 주체로 급격히 부각되기 힘들다는 관측을 내놨다.
3개 증권사 연구원들의 진단을 종합하면 최근 비차익거래 순매수의 큰 포지션을 차지하는 주체는 보험으로 요약된다.
비차익거래 물량은 일반적으로 차익거래와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변액보험을 운용중인 보험권이 주식이 저렴할 때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보험권이 지난달 31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현대차(469,000원 ▼2,000 -0.42%)와SK텔레콤(80,400원 ▼500 -0.62%),LG전자(109,400원 ▲1,100 +1.02%)등이다. 보험권은 현대차를 408억원 순매수했다.SK텔레콤(80,400원 ▼500 -0.62%)과LG전자(109,400원 ▲1,100 +1.02%)도 각각 389억원과 38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5.8% 하락하는 와중에도 상승했다. 현대차는 이 기간 1.8% 올랐고,SK텔레콤(80,400원 ▼500 -0.62%)과LG전자(109,400원 ▲1,100 +1.02%)도 3.4%와 2.4% 반등했다.
비차익거래의 주력으로 지목된 보험이 사들이는 종목만 따라가도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은 셈이다.
외국인들의 비차익거래 매수에 대한 논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분분하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비차익거래가 19일간 순매수를 이어가는 동안 외국인도 거래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수선물시장에서의 최근 매수 우위와 옵션시장에서 콜옵션 우세를 나타내며 '불리쉬(bullish) 전환'기미를 보이면서 비차익거래에서 순매수에도 뛰어들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외국인들은 지수선물시장에서 전날인 25일 7252계약을 매수하는 등 앞선 3거래일간 9643계약을 사들이고, 26일에도 오전 11시5분 현재 2100계약을 매수하면서 4거래일 연속 선물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최근 2거래일간 1만계약 이상을 사들일 것으로 판단된다.
옵션시장에서도 최근 8거래일간 137억원의 콜옵션을 보이는 반면 풋옵션은 397억원을 팔고 있다.
이에 따라 강세전환 기미를 보이면서 비차익거래에서도 싼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원 연구원은 관측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대우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여러 방면으로 파악할 때 외국인이 아직 강세전환하면서 비차익거래에 뛰어들었다는 정황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차익거래 연속 순매수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서 그나마 매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비차익거래 동향에 따라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전략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