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현물 순매수 전환…미국 금융불안 해소 호재
급한 불이 꺼지자 가장 먼저 국내증시에 반응하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17일 오전 10시2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6.1% 급락의 절반 이상인 3.60%를 회복한 1437.68을 기록하고 있다.
매수세를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156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전날 60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코스피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태도가 돌변한 셈이다.
개장전 AIG에 대한 FRB의 지원이 외국인들에게는 안도감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FRB는 850억달러를 AIG에 브릿지론 형태로 지원하면서 지분 80%를 인수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편으로는 세계최대 보험사인 AIG의 자산에 숨겨진 부실이 어느정도 많길래 그 정도 헐값에 지분 80%를 인수하느냐는 논란도 있지만, 목숨이 오늘내일 하는 판에 미국 정부가 명줄을 연장시킨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은 주로 비차익 바스켓 형태로 코스피시장에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JP모간 창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현재 3만5000주가 JP모간 창구를 통해 순매수되고 있다. 시총 2위POSCO(343,000원 0%)에는 1만6000주, 시총 4위국민은행으로는 4만주 가량이 JP모간 창구로 순매수되는 모습이다.
JP모간만 매수에 팔을 걷어부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로는 크레딧스위스가 5000주를 순매수하고 있고, UBS는 국민은행에 대해 12만9000주를 순매수중이다.
시총 3위한국전력(42,200원 ▼1,700 -3.87%)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된 메릴린치가 8만6000주, 도이치방크가 1만4000주를 순매수하는 등 시총상위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전방위적인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조선)과 금융, 전기전자에 각각 611억원과 368억원, 207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국내주력업종에 대한 매수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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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순매수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날 과매도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편과 AIG 문제에 대한 안도감으로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가 사자우위를 이끈 것으로 내다보는 입장이다.
서동필 연구원은 "일단 AIG사태가 해결되면서 과매도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외국인 매수세를 이끄는 것 같다"며 "시총 상위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을 감안하면 일부 종목이라기 보다는 국내시장을 산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숏커버 측면은 아닐 것으로 서 연구원은 내다봤다. 숏커버라면 최근 대차거래가 많았던STX팬오션(4,875원 ▼25 -0.51%)과 같은 종목에 대한 순매수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삼성전자나 POSCO, 한국전력 등에 대한 매수세 유입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매수추세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신용위기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매수 추세전환은 단언하기 어렵다"며 "일단은 최근 과도하게 비워놨던 바스켓을 담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민상일한화증권(6,870원 ▼320 -4.45%)연구원은 최근 며칠 사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으로 과매도한 부분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했다.
민 연구원은 "AIG에 대한 자금 지원 소식으로 한숨돌린 외국인이 저평가된 우량주를 쓸어담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요인에 대한 반작용으로 판단하는 게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숏커버인지 롱매수인지는 정확하지 않다"며 "그렇지만 롱매수라고 보면 AIG건 해결이 신용리스크의 정점을 쳤다는 나름의 신호로 받아들여도 될 것같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운용사의 본부장급 임원은 "외국인의 매수는 전일 급락과 AIG회생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며 "현 시점이 과매도 국면이라는 판단이 들지만 향후 1주일 정도는 관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