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가 바닥일 것 같아?" "뉴욕 증시가 언제쯤 반등한대니?"
국제경제부 기자로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3월 국제부로 발령난 뒤 베어스턴스가 무너지고 연이어 큼직한 회사들의 파산, 구제금융 소식들이 터져나왔다. 시장은 이제 '사상최저, 폭락, 패닉…' 정도의 단어로도 부족하다.
나름대로 해외 언론을 많이 접하고 해외 증시를 매일 봐야하는 직업인 만큼 어느 정도 들은 얘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묻는 질문들 일 게다.
그렇다면 머니투데이 국제부 기자들은 이 위기를 얼마나 피해갔을까. 한 선배는 올초 중국증시 상하이지수가 4000선일 때 중국펀드에 가입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금요일 1839.62로 마감했다. 이 선배는 매일 기사 한줄쓰고 한숨 한번 쉬고 그런다. 비단 이 선배뿐 일까. 국제부 명성에 걸맞게 '좋았던' 시절 러시아, 브라질 등 발품(?)도 많이 팔며 세계 도처에 '헤지'들도 많이 해 놓았다.
그런데 이제 미국, 유럽을 넘어 전세계로 번진 글로벌 위기앞에 안전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분산 투자해 놓은 포트폴리오니, 전략이니, 나아가 안전자산이라고 그토록 여기던 금 등 상품 투자이니 등 과거의 금과옥조는 그저 이론일뿐 맥도 못 춘다.
쓰나미의 거대한 물결은 고수, 전문가들도 모두 휩쓸고 갔다.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96억달러를 잃고, 조신한 빌 게이츠마저 바이오에너지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봤다. 한때 '마에스트로'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준의장은 연일 의회로 불려나와 "신봉하던 이론도 100년만에 볼까 말까한 위기앞에 무용지물"이라고 변명하느라 바쁘다. 입신지경인 이들조차 그렇다고 위안삼아 보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이제 국제부의 처녀 총각 기자들은 시집 장가 가고 싶어도 못갈 판이다. 또 다들 저마다 속앓이를 하는 데다 '신용위기, 경기침체, 대폭락' 따위의 기사를 매일같이 써대자니 가만 있어도 우울증이 도질 지경이다.
이 우울하고 지루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의문이다. 외신들도 기사 쓰기 지쳤는지 읽을 만한 기사 양이 팍 줄었다. 매일 같은 얘기들 뿐이다. 하지만 '이제 끝인가' 싶어도 너무 조심스럽고 또 빠질까 두렵다. 한 선배가 '다들 공포에 질린 걸 보면 이제 바닥인겨, 오늘은 사야해'라고 말했지만 다음날 새벽 뉴욕 증시는 또 사상최대폭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