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아닌 유예 선택한 배경… "꼼수" 지적도
이 기사는 12월02일(14:31)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11,400원 0%)이쌍용건설인수포기가 아닌1년 유예를 요청한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7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당시 동국제강은 "쌍용건설을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조원의 국내 5대 종합 건설사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특히 건설 및 플랜트 분야를 동국제강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동국제강의 이 같은 비전은 외형상‘건설경기 침체’라는 악재를 만나 공허한 메아리가 돼버렸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 군인공제회가 인수의사를 철회하자, 독자 인수를 위해 국내외 사모펀드(PEF)에 잇딴 러브콜을 보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동국제강은 세차례에 걸친 협상시한 연기 이후1년간 인수기간 유예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동국제강의 이같은 행동은 231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을 돌려 받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것이 로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자발적으로 포기할 경우에는 캠코와 맺은 MOU에 따라 입찰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진 인수포기가 아닌 인수 유예를 요청하고, 캠코가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일부분 회수가 가능할 수도 있다.
로펌의 한 관계자는“캠코가 동국제강의 요청안을 거부할 경우 자연스럽게 입찰보증급 환급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MOU상 자진포기할 경우에 입찰보증금을 찾을 수 없도록 돼있지만 그밖의 경우에 대해서는 적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그동안 입찰을 포기한 후보가 맡겨놓은 보증금을 캠코가 가져간 사례도 전혀 없다. 동국제강이 외형상 이미 지불한 입찰보증금을 포기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소한의 보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은밀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건설 및 플랜트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하던 동국제강이 부동산 경기침체를 이유로 불과 4개월만에 수천억원대의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본입찰 당시 브라질 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동국제강이)추진중인 대규모 플랜트 건설에 쌍용건설을 참여 시킬 경우 시너지를 거둘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쌍용건설이라는 기업가치와 자신들이 줄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을 쓰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다른 관계자는"재계25위권의 대기업인 동국제강이 입찰보증금의 일부라도 되찾기 위한 지루한 소송에 들어갈 경우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인수합병에 서툰 것과 꼼수를 부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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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쌍용건설 인수 법률자문사로 바른법률을 선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