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세계는 '돈 찍어내기' 경쟁중

제로금리 시대, 세계는 '돈 찍어내기' 경쟁중

이규창 기자
2008.1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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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7-<1>]경제위기 어디까지 왔나?

글로벌 동반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은 금리인하에 이어 '돈 찍어내기'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은 7000억달러의 부실자산구조계획(TARP) 카드를 꺼냈고, 은행간 차입금 보증 1조4000억달러에 이어 기업어음(CP) 매입에 사용할 수 있게 최대 2조4000억달러를 책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파산을 막아줄 뿐이다.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에는 특단의 대응이 필요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이지만 '1분도 아쉽다'며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그의 경제팀은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이후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인, 이른바 '신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공공건물, 도로, 교량 등의 건설과 초고속인터넷망 확산 등 인프라 투자로 2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크리스티나 로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의 건의로 일자리 창출 목표는 300만개로 상향 조정됐다. 주택 100만채의 난방개선, 종이없는 보건의료체계 수립, 서민층 질병예방과 학교 현대화 등의 대책이 더해졌다.

규모도 당초 6000억달러에서 8000억∼1조 달러로 더욱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추락하고 있는 주택시장을 반전시킬 직접적인 대응책은 아직 내놓지 도 못한 상황이다. 주택가격 하락을 막지 못하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대출상환 압력을 받는 주택소유자들이 파산하게되고 기업의 감원으로 늘어난 실직자로 인해 금융기관의 대출부실은 더 확대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죠셉 쥬르코 교수는 1000만채 이상 주택소유자들이 위기에 처할 상황임을 감안할 때 2월말까지 수조달러의 부양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위기극복을 위해 내놓을 대책이 한 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량인 7조7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美최대 7.7조달러…日40조엔·中4조위안

일본도 경기부양을 위해 총 40조원(약 600조원 가량을 들일 예정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한도를 2조엔에서 12조엔으로 증액하는 한편 27조엔 규모의 서민생활대책, 2조엔 규모의 고용대책 등을 내놓는다.

도로와 교량정비, 보건시설 건축 등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 경제를 살리기로 한 일본 정부는 내년에 88조엔이 넘는 거대 예산을 책정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33조엔 이상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도 2010년까지 4조위안(약 800조원)을 투입하는 '중국판 뉴딜' 대책을 발표한 뒤 추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새로 등장할 부양책은 주로 농촌과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책이 될 전망이며, 직접 자급지원과 감세 등으로 주민들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27개국 정상들이 2000억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기로 했고 독일이 300억유로, 영국 200억파운드 등 유럽 각국이 별도의 부양책을 내놓고있다.

◇'제로 금리'에 더해 '양적 완화'까지…경기회복에 올인

경기부양을 위해 전통적으로 선호돼왔던 금리인하 카드는 거의 바닥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춰 사실상 '제로 금리'를 선언했고 일본도 뒤따라 0.1%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3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2.0%로 더 낮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영국이 지난 10월에만 세 차례에 걸쳐 3%p나 금리를 대폭인하한 데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중국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2일 기준금리인 1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0.27%p 인하했고 지급준비율도 0.5%p 낮췄다. 한국은행도 앞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폭인 1%p 내린 3%로 조정했다.

금리 카드가 소진되며 각국은 제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재정 지출을 감수하며 돈을 찍어내고 있다.

미국이 국채와 기업어음(CP)을 직접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겠다는 '양적 완화' 정책을 내놓자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이 이를 뒤따를 조짐이다. 달러를 마구 찍어내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이에 대비해 세계 각국 통화가치가 상승해 수출경쟁력이 타격을 입게되는 시나리오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미국, 일본 등 각국의 '양적 완화'가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내놓을만한 부양책은 다 나왔고 금리인하 카드도 바닥난 이상 더욱 경제가 어려워지게 되면 사상 초유의 '통화량 폭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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