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메인스트리트를 위협하다

월스트리트, 메인스트리트를 위협하다

엄성원 기자
2008.1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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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6-<1>]금융위기, 실물경제로의 전이

신용위기로 그로기 상태에 빠진 월가는 자금줄을 죄기 시작했다. 대출은 극도로 위축됐고 금리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은행들의 대출 거부는 운영 자금이 빡빡한 기업들에겐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소리이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게 닫힌다.

별다른 선택 사항이 없는 기업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비용 절감 차원의 감원이다. 회사 문을 닫지 않기 위해선 생산을 줄이고 이에 따른 잉여 인력및 비용 지출 축소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은 실업률을 높이고 고용시장 불안은 다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다.

◇ 월스트리트에서 메인스트리트로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정점에 달한 금융위기의 화마는 불과 한 달도 안돼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10월초 월스트리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은 실물 경제 불안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경제는 당시 이미 침체에 깊숙이 빠져 있었지만 일부 비관론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화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메인스트리트 위기의 대표적 상징 중 하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추락이다. GE는 이른바 미국의 간판기업이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의 하나로서 1896년 다우지수(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2개 기업으로 출범할 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킨 유일한 기업이다. 이 때문에 GE는 미국 경제의 지표(bellwether)로 통한다. GE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곧 미국 실물 경제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하나의 자부심인 자동차산업은 아예 몰락의 길로 향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는 현재 세금 링거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빈사 상태다.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패한 데 이어 신용위기라는 치명타를 맞았고 이들의 금고는 바닥을 드러냈다. 미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134억달러 단기 대출 등 공적자금을 긴급 처방했지만 이들의 회생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을 넘어 글로벌 동반 침체로

실물 경제 위기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3대 시장이 경기 침체에 진입하며 보다 확연해졌다.

전미 경제연구소(NBER)은 미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지난해 12월 시작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번 침체는 특히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라면 이미 침체 1년이 된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최장 침체를 맞게 된다.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6%에 머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제기됐다. 이는 1982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장률이다.

일본은 지난 2분기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장기 침체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실질 경제성장율을 1.3%로 전망하고 있지만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0.5%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존 역시 2분기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출범 후 첫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3위 이탈리아가 나란히 침체에 진입했으며 스페인과 스위스 등도 침체를 공식 인정했다. 비유로존인 영국 역시 16년래 첫 침체를 겪고 있다.

보다 비관적 소식도 나왔다.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하며 디커플링(탈동조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중국도 글로벌 침체 기조 속에서 눈에 띄게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된 것이다. 지난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로, 5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4분기 경제성장률은 6%까지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올해 절반 수준인 5%까지 추락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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