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고 있다. 증시도 올해처럼 많은 일과 어려움이 있었던 때가 드물었다. 올해의 마지막주와 새해의 첫주가 교차하는 이번주 투자자들은 만감이 교차한다. 힘든 시장에서 살아남았다고 안도할 겨를도 없이 '구조조정'이라는 새해의 가장 큰 과제와 싸워야한다.
새해가 시작하기 전부터 다사다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29일과 30일 이틀동안 시장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매니저들은 펀드 종가 관리 및 포트폴리오 교체를 의미하는 윈도드레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많지 않아 투입할 수 있는 '실탄'은 이전만 못하다. 실적 악화로 배당금이 줄어들어 배당락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다.
외환시장의 오늘, 내일은 더 흥미로울 전망이다. 30일 오후 3시에 결정되는 올해 종가에 따라 기업, 은행들의 연말 결산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상장등록법인 1624개의 순외화부채(외화부채-외화자산
)는 413억4000만달러다. 작년 말 936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9월 말 1207원까지
오르며 이들 기업은 이미 15조원 이상의 외환 손실을 입었다.
1200원대 초반으로 떨어뜨리려는 외환당국의 개입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은 20원 안팎 하락하며 1278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에 가입한 수출 중소기업들은 내일 환율이 누구보다 걱정스럽다.
정부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 하루에 원달러 환율을 230원이나 떨어뜨린 바 있다.
국민연금이 내년 주식투자 비중 목표치를 29.7%에서 20.65%로 3분의 1 가까이를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9일 코스피는 1100선을 이탈했다. 활황 때 비중을 늘려온 국민연금이 이미 증시가 폭락한 상황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대거 줄이기로 한 것은 투자심리, 수급 측면에서 볼 때 '찬물을 끼얹은 것'과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힘겹게 올해를 마감하고, 겨우 하루 쉰 다음 투자자들은 1월2일 12월 수출입동향을 만나게 된다. 유가 폭락에 무역수지는 흑자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전세계 경기침체로 수출 규모는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신영증권은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7% 감소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1월 중순에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해외시장의 수요 감소와 환율 영향으로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대거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적자 전망이 확산되는 국면이다. SK증권은 상반기 실적이 전년대비 30% 감소한 이후 하반기부터 회복되겠지만 시간은 상당히 필요할 것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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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신흥국가들은 막대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주요국의 2009~2011년 재정지출은 GDP의 3.2%수준이다. 유럽 1.5%, 영국 1.4%, 일본 3.3%, 중국 약 6%, 미국 5~7% 등이다. 이는 IMF의 권고안 2%를 넘는다.
이를 바탕으로 디플레이션 위험은 줄어들었다는 평가지만 재정지출이 실물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투자자들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 상반기 최대 화두는 구조조정이다. 이미 건설과 중소 조선, 저축은행 등 일부 업종에서는 우량기업과 부실기업간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계 기업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다. 이미 11~12월 두 달 동안 16조 넘게 조달했고, 내년 초까지 20조원을 수혈한 은행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손실을 입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미국 자동차 '빅3'의 구조조정 강도, 최종 회생 여부 등도 주목받고 있다.
주요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라 불어난 유동성은 구조조정의 성과에 따라 순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잘돼 '기업에 투자해도 크게 물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돼야하는 것이다.
새해 1월 효과와 더불어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조건이 충족돼야한다. 힘든 한해가 저물고 있지만 쉽지 않는 새해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