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법률 개정을 통해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명칭이 올해 1월부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 변경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그동안 산업보건에 관여해온 많은 전문가, 학자, 노동계, 시민단체 및 기업에도 의미 있는 커다란 변화다.
산업보건 분야는 그간 많은 활동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 분야의 한 부분으로만 인식돼 왔다. 아직도 산업안전의 문제가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인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의 발전과 사회 구성원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보건의 문제는 더 중요한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
최근 국가 산업발전의 최대 화두는 출산율 저하 및 노령화 추세 속에서 건강한 노동력의 확보일 것이다. 실제로 근로자의 건강은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에서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다.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보건문제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근로자들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과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간장질환, 호흡기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에서도 과로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심혈관계질환과 만성질환의 유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이 사회적 이슈가 됐고 심장질환, 뇌혈관질환과 같은 과로사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직업적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의 경제적 위기는 다양한 형태의 직무 스트레스 문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정신 건강의 문제도 주요한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남아있다.
근로자가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노동력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인식을 가지고 직장 내에서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 역시 노동부 내 산업안전국의 이름을 산업안전보건국으로 변경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보건 문제를 주요한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 근로자들의 건강문제에 보다 주목하는 의사들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산업의학전문의 제도가 내년 초가 되면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근로자들의 보건문제를 해결해나갈 다양한 기반(인프라)이 조금씩 갖춰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 및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같은 정부 산하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건과 안전은 함께 가야할 주제이다. 보건과 안전분야의 전문가는 다를 수 있지만 근로자들에게 보건과 안전은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명칭 개정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던 근로자 보건분야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실제 산업안전공단의 영문 명칭은 Korea Occupational Safety & Health Agency(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로 되어 있는 만큼 정식 명칭이 개정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명칭 개정에 발맞춰 근로자의 건강문제에서 보건의 문제가 중요한 주제가 되고 다양한 보건 관련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무한한 발전과 근로자의 건강을 위해 보다 헌신하는 국가기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