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앞서서 절약. T도크로 생산성 극대화 기대
현대중공업(372,500원 ▲28,500 +8.28%)정만춘(54) 기장은 13일 오전 5시20분 출근길에 올랐다. 울산광역시 동구 서부동에 거주하는 그는 오토바이로 10분을 달려 새벽 5시30분 조선소에 도착한다.
정 기장은 컨테이너선 내부의 격벽을 만드는 일을 한다. 격벽은 배 안에 일정 간격으로 벽을 만들어 컨테이너 화물을 구획별로 적재하고 선박 파손시 격벽으로 나눠진 공간으로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대조립 2부에서 근무하는 정 기장은 직원들에게 오늘 작업을 지시하고 말미에 수첩을 보며 몇 가지를 당부했다. 수첩에는 '중식 시간 스위치 OFF', '탈의실 내 소등 확인'이 적혀 있었다.

세계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의 요즘 풍경이다. 올해 현대중공업의 경영 키워드는 '비용절감'이다.
생산성 극대화를 통한 원가절감의 상징적 현장인 제1도크. 현대중공업의 발상지다. 얼마 전 1도크 한쪽을 파내 미니도크를 더했다. 'T'자 모양이라고 해서 'T도크'로 이름 붙여졌다.
미니도크 크기는 길이 165m, 폭 47m, 높이 12.7m, 부피 9만8488.5㎥. 기존 1도크의 25%에 해당한다. 하지만 생산 측면에선 2배 효과가 있다. 기존 도크와 미니 도크에서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다 기존 도크에서 작업이 완성돼 바다로 진수되면 미니도크에서 작업한 블록을 밀어 넣어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와 동시에 미니도크에선 또 다른 선박의 블록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1도크의 선박 건조 능력이 기존 4척(1만TEU급 컨테이너선 기준)에서 8척으로 2배 이상 증가한다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이날 T도크 현장에선 프랑스 CMA CGM사가 발주한 1만1400TEU급 컨테이너선과 그리스 프라임마린사의 3만5000㎥급 LPG선 블록작업이 한창이었다. 2개 선박의 도크 공정률은 60%. 3월27일 바다에 배를 띄우는 진수식이 열릴 예정이다.
건조1부 고봉관(46) 기원은 "일반적으로 선박 1척을 건조하는 데 10~12개월이 소요되는 데 이 중 도크 공정은 45일정도가 소요 된다"며 "같은 기간 동안 선박 2개가 도크에서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매출 19조9571억원에 영업이익 2조2062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11.0%를 달성했다.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조선에선 영업이익률이 15%를 넘어선다. 세계 2위권 조선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7~9%선인 것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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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 전용 100만톤급 H도크를 건설 중이다. 3월 완공 예정인 H도크는 현대중공업의 10번째 도크다. 해양 설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단행한 투자다.
H도크를 바라보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바램은 96년 8도크 건설 당시와 오버랩 된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때 조선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LNG선 전용 도크인 8도크를 건설했고 LNG선이 호황기를 맞자 현대중공업은 단숨에 세계 1위 자리를 꿰찼다.
고봉관 기원은 "신규 수주가 없어 한편으론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원가 경쟁력을 착실히 다져놓으면 미래에 더 큰 과실이 맺힐 것으로 확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