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다가오는 '배신의 시기'

[개장전]다가오는 '배신의 시기'

김진형 기자
2009.04.15 07:57

거시지표 악화가 '외국인 매도-지수 조정' 방아쇠 될 수도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한데 따른 조정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지만 조정의 강도와 기간은 장중에 그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3, 14일 모두 상승 출발해 하락반전한 후 시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상승 마감하는 움직임을 반복했다. 10일에도 하락반전이 없었을 뿐 종가는 시가보다 낮았다. 지수가 하락하는 틈을 기다렸던 개인과 외국인 등 투자자들이 장중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정의 두려움을 압도하던 추가 상승 기대감도 조금씩 약화되는 분위기다. 아직은 미세하게 기대감이 힘의 우위를 쥐고 있지만 두려움의 힘도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현물시장의 연일 강세에도 불구하고 선물시장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도했다. 지난 1~2일에 이어 처음이다. 거래량은 9일만에 가장 많았고 미결제약정은 증가했다. 게다가 현물과 선물간의 가격차를 보여주는 베이시스는 11일 거래일만에 백워데이션(현물 가격이 선물보다 높은 상태)으로 돌아섰다. 지수가 1300선까지 올라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프로그램은 사흘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2월말 8일 연속 순매도 이후 가장 장기간 매도 행진이다.

'외국인 매도-지수하락-거래량 증가-미결제약정 증가-프로그램 매도',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다행히 외국인과 개인이 현물시장의 수급을 받쳐주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외국인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진다. 외국인은 최근 철저히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동조화된 모습을 보였다. 뉴욕이 오르면 코스피시장에서 매수, 뉴욕이 하락하면 매도하는 패턴이었다.

뉴욕은 14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71% 하락, 8000선이 다시 붕괴됐고 S&P500지수는 2.01%, 나스닥지수도 1.67% 각각 하락했다. 어닝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이날 실적을 발표한 인텔이 예상을 상회하는 성적표를 내놨지만 지수는 하락했다. 이유는 예상밖으로 하락한 거시 지표였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1.1% 감소했다. 증가를 예상했는데 뜻밖의 일격이었다. 1, 2월 증가세를 보였지만 연말 연초의 반짝 세일 효과였을 뿐 고용 감소 등으로 소비는 여전히 감소하는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생산자 물가도 1.2% 하락했다. 이 또한 예상외였다. 이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기업실적이 최대 관심사였지만 거시지표가 의외의 복병으로 재등장한 셈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15~16일(현지시간)에도 소비자물가, 산업생산, 주택관련 지표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 지표가 일종의 '조정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시점이다. 외국인들은 이미 코스피시장에서 상당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 뿐만 아니라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까지 '양방향'으로 이익을 냈다. 반대로 돌아설 경우 주가 하락, 환율 상승을 야기해 다시 양방향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려했던 미국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고 있지만 거시지표가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주택지표들의 개선추세가 지속된다면 일단 월말 거시지표 발표때까지는 시장 강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조정이 빨리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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