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시장 1위, 이젠 없어 못 팔죠"

"1년만에 시장 1위, 이젠 없어 못 팔죠"

김희정 기자
2009.05.24 12:00

[르포] 매일유업 상하목장, 유기농 집념으로 "올 매출 200억"

전북 고창 선운사 나들목(IC)에서 2차선 시골길을 따라 다시 30여 분. 상하면 자용리 399번지 야트막한 산자락에매일유업(11,110원 ▲110 +1%)유기농 유가공 공장인 상하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상하공장을 가동한 지 1년. 유기농 시장은 아직 협소하지만, 짧은 시간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6월 5t에 불과했던 하루 집유량은 18t으로 늘었다. 낙농가와 함께 손잡고 피땀 흘려 고생한지 꼬박 3년 만의 결실이다.

상하공장에서는 하루 한 번 14곳의 유기농 목장(상하목장)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우유를 180ml와 750ml 페트병에 담고 있다.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집유도, 제품 생산도 오전에 시작된다.

상하공장에는 설비투자에 96억 원이 투자됐다. ESL 시스템(Extended Shelf Life, 세균수가 적은 상위 등급 우유를 만드는 생산 시스템)을 적용해 2차 오염 가능성을 차단했다. 2μm(0.01mm) 이하의 특수필터를 설치해 인체에 유해한 세균을 걸러내고 이물질 유입을 막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가격도 경쟁사의 유기농 제품보다 10% 이상 싸게 책정했다. 14명의 상하목장 주인들이 적은 수익을 감내하면서도 유기농 시장을 키우자는 뜻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상하목장주 중 한 명인 김정대 사장은 "수익은 관행농법으로 할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매일유업과) 그렇게 동의하고 시작했다. 사료 값 상승기에 유기농 사료 가격이 일반사료보다 배로 더 올랐지만 (유기농은) 그래도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농 우유는 유통망을 넓히며 주요 소비층이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 유기농 목장이 많아지지 않는 한 요원한 일이다.

유기농 목장은 어렵다. 젖소 1마리의 사용 면적과 방목장이 각각 17.3㎡, 34.6㎡ 이상이어야 하고 초지도 1마리당 916㎡ 이상이어여 한다. 사료는 유기농산물이나 그 부산물만 써야 한다.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수유촉진제, GMO 농산물은 금지다. 그러니 유기농 목장이 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시행 초기 40여 낙농가가 도전했지만 14곳의 낙농가만 남은 것은 이 때문이다.

매일유업 고 김복용 선대 회장은 타계하기 하루 전날에도 고창 상하지역을 직접 둘러봤다고 한다. 그만큼 유기농시장을 중시했다는 뜻이다. 상하공장은 아직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다. 하지만 2년째인 올해는 시장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만큼 200억 원의 매출을 낙관하고 있다. 2010년에는 매출 5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사진)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농가들과 협력해 고창을 유기농 메카로 만들고, 유기농 낙농가를 추가로 발굴하는 것이 과제"라며 "FTA가 타결돼 해외 유제품이 쏟아져 들어와도 시장에서 국산 유기농 제품이 인정받으면 살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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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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