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코(외환파생상품)에 가입한 기업 대부분이 건실한 수출업체이다. 이들 기업이 키코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도 크다. 이는 국가적 손실이기도 하다." (A사 대표)
"만나는 애널리스트들마다 키코만 아니었다면 회사의 주식 가치를 현재보다 높게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B사 주식담당 임원)
'키코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가입된 250여 기업들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키코의 '멍에'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례로 휴대전화 반도체와 건설기계 부문에서 각각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엠텍비젼과 에버다임은 키코 가입으로 올해 1분기에만 각각 243억원과 68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손실을 기록했다.
디엠에스(8,680원 ▼210 -2.36%)디에스엘시디태산엘시디모나미(1,743원 0%)등 연간 수천억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 역시 파생상품 손실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태산엘시디의 경우, 키코로 인해 지난해 흑자도산을 경험하기도 했다.
키코 가입 기업들은 심지어 국책과제 심사에서도 기피대상이 된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과제 수행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 은행 대출에 있어서도 제약을 받는 등 2중, 3중고를 겪는다.
척박한 국내 부품 소재 및 장비 업계의 현실에서 수출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썼던 중견기업들은 외환손실의 최소 방어막이라고 여겼던 키코에 가입한 것이 오히려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된 셈이다.
은행 측은 이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의해 이익 혹은 손실을 볼 수 있는, 일종의 투기성 외환파생상품에 가입했으므로 손실과 불이익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각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들이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존폐 위기까지 몰린다면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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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키코 가입 기업들은 이외에 수출 부진에 자금 회수도 안 되는 등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이 기업들이 키코로부터 벗어나 경영에만 전념하도록 정부에서 기업과 은행 간 중재안을 내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