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구속력없는 합의의 한계

G20, 구속력없는 합의의 한계

권다희 기자
2009.09.26 15:56

24~25일 양일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이 마무리 됐다. G20은 앞으로 매년 개최되는 상설 최고협의체(the premier forum)로 G7을 대체하게 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콜린 브래드포드는 "G20은 G7의 확장이 아닌 대체"라며 "서방 국가 중심의 G7을 벗어나 다자간의 의사결정이라는 새로운 국제경제 공조 틀이 세워졌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피터슨 연구소의 국제경제 감독 프레드 벅스타인 역시 "오늘날 이머징마켓은 전 세계 경제의 반 이상을 대변한다"며 "G7/G8은 시대착오적이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신뢰할만하지 못했다"고 새로운 체제를 환영했다.

그러나 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G20 회담을 통해 은행가 보수에 대한 가이드라인, 세계 경제의 균형 잡힌 성장에 대한 새로운 틀 구축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루었으나 무역, 기후변화 등에 대해서는 진척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와 관련해서 정상들은 보조금 삭감을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규제 수준은 정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G20의 합의 내용이 각국의 정책 변화로 실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메릴랜드대학 이코노미스트 피터 모리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법적인 제재 수단(sanctions)없이 G20 회담에서 결정된 합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공동선언문은 금융회사의 총 보상액을 금융기관의 경영 성과와 연동해 결정하도록 하는 금융안정위원회(FSA)의 권고안을 채택했다. 보수 상한선을 확실히 못 박자고 주장했던 프랑스, 독일의 요구와 금융회사의 실적과 연계해서 보수를 제한하자는 미국의 의견 중 미국 측 의견에 가까운 안이 채택된 것이다. 그러나 성명서는 구체적인 제한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이먼 존슨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금융 규제 등의 주제에서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앞으로 스스로 G20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불균형(임밸런스)에 대한 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에서 초래됐다고 보며 이를 시정할 것을 회담 전부터 주장해왔다. 중국이 수출을 통해 거둬들인 무역 흑자로 미 국채를 매입했고, 이로 인해 달러 실질금리가 떨어지고 자산 버블이 생겨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공식 성명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틀(framework)'을 갖추자고 합의하고 이러한 틀을 오는 11월부터 가동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주도로 11월까지 각국의 내수, 수출정책을 평가해 전체적인 정책조정 방안을 마련한 뒤 이후 6개월마다 G20과 IMF 총회에 각국의 상황을 보고토록 할 계획이다.

뱅가드 운용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저 알리아가 디아즈는 "글로벌 임밸런스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회담에서 명백하게 언급된 바 없다"며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환율 조정이 언급될 필요가 있다"며 달러에 대한 위안화 절상 필요를 언급했다. 그는 유럽의 투자가 확대되는 것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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