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과금 체계 변경' 양보한 속내는

SKT, '과금 체계 변경' 양보한 속내는

신혜선 기자
2009.09.27 12:00

고객당 기본료 1천원 인하 효과...6개월 매출 감소 지연 '차악책'

SK텔레콤(78,800원 ▲600 +0.77%)이 결국 '손을 들었다.' 10초당 과금 체계를 1초당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 애초 이 사안은 요금 인하 방법론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민 전체가 공통되게 요금인하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라"는 청와대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뒤늦게 이를 수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SK텔레콤이 시행하는 초 단위 과금은 단 4개국만 도입하고 있는 제도다. 초 단위 과금을 선택하고 있는 국가 대부분 매 통화마다 50~250원 가량의 연결요금(Call Setup Charge)을 부과하거나, 매 통화마다 30초 또는 1분 정도 기본 과금한 이후부터 1초단위로 과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SK텔레콤 자체 분석에 따르면 10초 당 18원을 부과하던 요금을 1초당 1.8원으로 부과할 경우 1년 기준 2010억원의 요금 인하, 즉 매출하락이 예상된다. 선택요금이 아닌 측면에서 SK텔레콤으로선 가장 '치명적'인 요금인하 방안이다.

그렇다면 초당 과금으로 고객이 입는 혜택은 얼마일까? SK텔레콤의 고객수가 2400만여명이라고 할 때 월 평균 1000원의 요금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기본료를 일괄적으로 1000원 내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기본료 인하 대신 과금 체계 변경을 택한 이유는 '차악'이다.

우선 '명분'을 살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시민사회나 언론에서도 초당 과금 필요성을 많이 제기했고 (SKT가) 대한민국 존재하는 기업이고 소비자 원하는 것은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작게는 빌링시스템 변경에 소요되는 6개월 정도를 감안할 때 매출 감소를 지연시킬 수도 있다. 매출 2000억원 가량이 줄지만, 기본료 1000원 일괄 인하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방법인 셈이다.

상황에 따라선 후발사와 차별화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기본료 인하는 SK텔레콤이 택하는 순간 KT나 LG텔레콤 역시 즉각 시행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 하지만, 과금 체계 변경은 후발사 입장에서 시장 상황과 여론을 주시하며 판단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 기간 동안 차별화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소비자에게 혜택 증명된다면 다른 경쟁사도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초당 과금 체계 변경에 대해 KT와 LG텔레콤은 "개별 기업의 요금 전략"이라며 그에 상응하는 요금경쟁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SK텔레콤과 최소 10% 정도의 요금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하는 LG텔레콤은 "초당 과금 체계 변경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검토를 미처 못한 것"이라며 "이후 요금경쟁력을 비교해 위협받는다고 판단될 경우 과금 체계를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이 초당 과금 체계를 도입할 경우 연간 800억원 정도의 매출 감소를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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