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밤새 일하란 얘기인가요?"
월요일 금융투자협회가 '수익증권통장거래약관 개정안내'란 보도자료를 발표한 후 증권사 펀드 판매 담당자들이 잔뜩 화났다.
발표문을 보면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거치식펀드의 경우 매월 일정금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적립식펀드의 만기개념을 없애는 등의 몇 가지 개선 내용이 포함됐다. 펀드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권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금융투자협회는 앞으로 나올 펀드 뿐 아니라 예전 상품에 대해서도 모두 5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 구조를 갖추려면 단순히 펀드 약관만 고치면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판매사에서 전산 준비나 직원에게도 고지해야 하는 인적 물적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협회가 판매사에 예고 없이 추석 연휴 전에 덜컥 발표하는 바람에 판매사 담당 직원들이 영 곤란하게 됐다.
월요일에 발표했으니 시스템 마련까지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단 4일의 시간만 주어진 것이다. 통보하듯 발표한 게 기분 나쁜 것은 둘째치고 추석 연휴 때 고향에도 못가고 번갯불 콩 구워 먹듯 작업해도 끝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테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고객이 만기연장을 원할 경우 선택할 화면을 만들어야 하고, 다시 추가 불입액 변경에 따른 화면을 또 새로 넣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매월 펀드에서 일정액을 이체하는 데 따른 전산 준비 등 갖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파악하고 시스템을 마련해 테스트까지 거치는 데 적어도 2주 이상 걸린다는 것이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협회 담당자는 "일부 소형 증권사의 경우 준비가 조금 늦을 수 있지만 그 기간에 투자자의 요구가 없으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일종의 샘플인 표준약관이므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회원사가 실시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간 협회가 마련한 표준약관을 대부분의 회원사들이 받아 들여 사실상의 '구속력'을 갖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런 해명은 궁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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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논의를 거치고 충분한 시간을 뒀다면 불협화음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협회와 회원사간 '소통'의 문제다. 소통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취지로 법을 바꾸고 개선한다고 해도 결국 투자자만 골탕 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