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메신저' 관제메신저에 '팽'당할까?

'야후! 메신저' 관제메신저에 '팽'당할까?

전병윤 기자
2009.10.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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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용메신저' 확산 비밀보장이 성공 열쇠

"금융당국이 만든 관제 채권메신저로 은밀한 거래정보를 주고받기엔 영 거시기하고……."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가 그간 채권시장의 거래를 담당하던 '야후! 메신저' 등 사설 메신저를 대신할 '채권 전용 메신저' 개발에 나서자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떨떠름한 모습이다.

원래 채권맨들이 보수적인 성향인데다 사설 메신저를 통해 '비밀스러운' 내용을 말해 왔던 터라 정부 주도로 개발된 메신저를 쓰는 것이 아무래도 찜찜하다는 것이다. 또 벌써부터 "불편을 못 느끼는데 왜 바꾸라는 거냐"는 불만도 나온다.

◆"사설 메신저에 채권시장 맡길 수 없다"

주식과 달리 채권시장은 '장외'에서 전체의 80%가 거래된다. 처음엔 전화가 주무기(?)였으나 인터넷붐이 일면서 야후! 메신저를 통해 호가와 물량을 제시되고 거래 상대방이 연결돼 매매가 성사되는 관행이 지속돼 왔다.

그날 발표된 채권의 마감 금리도 메신저 상에서 체결된 호가를 몇몇 기관에서 집계한 것이다.

그러나 포털에서 제공하는 사설 메신저이다보니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메신저를 통해 이뤄진 모든 거래를 모니터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또 보통의 사설 메신저처럼 대화를 위한 기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특정 금융거래를 위한 기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최근 사설 메신저에서 문제가 됐던 '보이스피싱'처럼 개인정보 유출로 아이디를 도용당해 금융사기를 당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야후 메신저도 보이스피싱이 발생해 채권시장이 바짝 긴장한 일도 생겼다.

뿐 만 아니라 3년전 야후 메신저가 프로그램 오류로 몇 시간 동안 '먹통'이 되면서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멈춰버린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채권 전용 메신저는 사용자를 채권시장 브로커와 트레이더, 매니저 등으로 제한했다. 또 로그인할 때 공인인증을 거치도록 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각종 기능을 추가해 매매의 편의성을 높였고, 체결된 호가를 공개해 가격 결정을 투명하게 했다. 여기에 특정 종목의 매매 호가가 제시되면 해당 종목의 과거 발행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프라이버시 보장이 활성화 관건

시장 참여자들은 채권 전용 메신저의 편의성과 안정성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에 가장 걸려하는 것은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수 있느냐다.

기존 메신저에선 거래 뿐 아니라 채권 발행 계획을 위한 사전 수요조사(태핑)나 투자자 모집 뿐 아니라 각종 정보를 취합하는 역할도 함께 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메신저에서 온갖 대화를 다 나누는데 만약 감독당국이 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금융투자협회에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라고 하면 협회가 이를 거절할 수 있겠는지 우려된다"며 "새 메신저에선 호가만 주고받고 실제 중요한 내용은 이전 메신저를 그대로 사용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보수적 분위기도 채권 전용 메신저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용 메신저의 전신격인 '아이 메신저'를 지난 2007년 12월에 개발했지만 현재 호가 제공용으로만 사용돼 사실상 본래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다.

한 채권 관계자는 "채권시장은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 거래해 왔고 정보도 특정 집단에만 몰리는 등 폐쇄적인 경향이 짙다"며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면 기득권을 가진 곳에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있어 새 메신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단 금융투자협회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시중은행, 보험사,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전용 메신저를 사용해 분위기를 잡으면 나머지 시장 관계자들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메신저 대화 내용의 제3자 열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며 "또 새 메신저 전환을 쉽게 하기 위해 종전 메신저에서 쓰던 주소록을 자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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