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상장회사에 보다 엄격한 규제"주장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수단인 포이즌필 제도의 도입과 관련해 남용방지책과 투자자보호 수단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세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포이즌필, 한국에 필요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적대적 M&A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포이즌필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면서 "굳이 도입한다면 포이즌필의 남용방지책을 보다 보완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9일 '신주인수선택권'을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부여해 적대적 인수 시도를 막도록 하는 내용의 포이즌필 도입 개정안을 제시했다. 도입 배경으로는 적대적 M&A에 대해 적절한 방어 수단이 부재해 생산적 투자에 사용될 재원이 경영권 방어에 낭비되는 점을 막기 위해서이다.
권 연구위원은 그러나 "재벌소유와 순환출자 등의 지배구조 문제로 대기업에 대한 적대적 M&A가 어려운 상황에서 포이즌필과 같은 강력한 방어수단이 과연 필요한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외 시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음에도 굳이 경영권 방어비용을 줄여 투자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면서 "포이즌필 도입을 위한 주장은 논리적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포이즌필 남용방지를 위한 대책이 부족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의 충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남용방지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개정안에 따르면 남용방지책으로 신주인수선택권 도입 단계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고, 발행단계에서 회사의 가치와 주주 일반의 이익 증진 기준을 따르도록 하며, 발행 후에도 주주의 유지청구권과 주주총회의 무상소각 결의가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권 연구위원은 "이러한 장치만으로는 남용방지가 충분치 않다"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이 담보돼야 하므로 사전적으로 이사회 권한 하에 포이즌필 발행 규정을 엄밀하게 정의함으로써 사후적으로 이사회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주인수선택권을 정관에 도입한 경우에도 3년 정도 일몰조항을 둬 주주총회에서 그 적절성을 정기적으로 심사받도록 해야 하며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비상장법인보다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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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주식매수선택권과 신주인수권부사채 관련 규정에 포이즌필 규정까지 모두 포괄하는 일반적인 신주인수권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권 연구위원은 "개정안의 신주인수선택권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포이즌필 용도 이외의 일반적인 기업금융 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보다 근본적으로 폭넓은 기업금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신주인수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