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자금 '매수' 어려워 환매로 기존 주식 처분, 수익률 비상
국내 주식시장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지만 투신업계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강세장에 부담을 느낀 펀드 투자자들이 잇따라 환매를 통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투자할 '총알'이 떨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환매 탓에 기존에 사들인 주식마저 처분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어 수익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21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조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1700 돌파 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의 환매가 속출하고 있는 것.
투자자들의 환매 속에 투신권도 연일 주식을 팔아 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투신권은 1조4000억원 가량을 매도하며 개인과 외국인에 비해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멀게 빠져나가는 자금에 투신권은 한숨만 쉬고 있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계획했던 포트폴리오 맞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형주의 경우 매수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환매가 몰리면서 기존에 투자했던 주식까지 처분해야 하니 매니저 입장에선 수익률 맞추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삼성 그룹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A'의 경우 이달 들어 7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가며 국내 주식형펀드(설정액 100억원이상) 중 가장 많은 환매가 이뤄졌다.
또,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1종류A'(-653억원)와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590억원) 등 대형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급속도록 이탈하고 있다.
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집중매수로 강세 분위기를 타고 있지만 투신권으로부터 쏟아지는 물량 탓에 상승탄력이 제한적인 것.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 "투신권이 매수에 나서기 위해선 신규자금이 들어오거나 투자하는 종목이 가격적으로 부담이 없어야 한다"며 "두 가지 모두 충족되지 않다보니 투신권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투신권의 매도에도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은 국내증시가 확실히 상승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 투자자들도 환매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