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방향은 外人이 관건… "본격 매수는 이르다" 중론
최근 만났던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은 요새 기관 투자자들의 '콜'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할 때는 기관투자자들이 보통 종목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많이 찾는다.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자주 찾는다는건 그만큼 앞으로 시장이 어디로 움직일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설 직후 이틀간 약 2% 상승하면서 1600선에 안착했지만 18일 코스피지수는 보합권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단기간에 1500선 중반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회복하면서 '급락 후 반등'이라는 시장의 경험칙은 이번에도 증명됐지만 반등 후 방향에 대해서는 시장도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17일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날 매수 규모를 급격히 축소시켰고 올 들어 가장 많이 팔았던 개인의 매도 공세도 잦아 들었다.
향후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입장은 전체적으로 '중립' 정도다. 반등이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지만 제한적인 수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가 많다. 반등시 비중 축소를 주장하는 의견(우리투자증권)도 있다.
우선 그동안 시장을 억누르던 남유럽 재정 위기, 중국의 긴축, 미국의 금융규제, 이른바 '3대 악재'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는데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이 악재들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내성도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것은 시장을 압박해왔던 악재의 영향력 축소에 있을 것"이라며 "이후에 전개될 모습도 이전처럼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고 단기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단기 방향성은 결국 수급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다수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수급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이 관건이다. 연초 이후 1월20일까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후 매도로 전환해 누적 순매수를 한때 2000억원대까지 줄이기도 했다. 설 이후 사흘째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추세적인 전환인지, 또 매수강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는게 중론이다.
SK증권은 "남유럽 재정 리스크가 남아 있고 미 유동성 축소 등으로 여전히 달러가 지지받는 상황인데다 춘절 이후 중국은 지준율 인상을 포함한 통화 긴축강도를 본격적으로 테스트 할 것으로 보여 외국인 매수강도 회복은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도 비슷한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에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도 아직은 '단기적인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적극적 비중확대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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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640 전후에 중요 지수대가 몰려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전날 반등으로 20일선은 회복했지만 120일 이동평균선이 1634, 60일선이 1641에 걸려 있다. 통상 이동평균선은 지수 하락 때는 지지선으로, 상승 때는 저항선으로 작용한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요 지수대를 단번에 상향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반등 여지는 조금 더 남아 있지만 추세전환으로 판단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시점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에는 상승 동력인 글로벌 수요의 서프라이즈 효과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발생할 수 있는 쇼크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전고점을 돌파하는 흐름 보다는 호재와 악재의 힘 겨루기에 따라 기술적 반등과 하락이 반복되면서 지그재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