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출구전략·경기 불편한 동거

[오늘의포인트] 출구전략·경기 불편한 동거

강미선 기자
2010.02.19 11:18

美재할인율↑ "증시 부정적"…경기회복 자신감 해석도

해외발 악재 완화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단기 반등했던 증시가 다시 '금리인상'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재할인율을 기존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유동성흡수→금리인상→자산매각'이라는 출구전략 로드맵의 첫 단추를 꿴 것.

재할인율은 중앙은행이 일반 시중은행에 긴급 단기자금을 대출할 때 적용하는 금리다. 재할인율을 올리면 은행들이 자금 빌리기가 어려워 시중에 자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기준금리 역시 인상할 채비를 갖췄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이미 벤 버냉키 의장이 지난 10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제출한 증언자료에서 이른 시일내 재할인율을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이같은 재할인율 조정이 통화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증권업계도 이미 예상됐던 일들이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긴축과 더불어 미국의 출구전략 가시화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불가피해졌다는 측면에서 증시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작년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 정책에 수혜를 많이 받았던 만큼 미국의 긴축 움직임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발 리스크로 촉발된 달러 강세 심리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원자재 시장과 한국 등 이머징 시장에는 부정적이다.

19일 오전 10시59분 현재 코스피는 13포인트(0.8%) 하락한 1608.19. 오전 한때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후 다시 낙폭을 키웠다.

전일(18일) 코스피가 6.24포인트(0.38%) 하락한 반면, 다우지수는 경제지표 호조로 3일째 랠리를 보였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출구전략 시행은 양호한 경제지표의 결과물로 어쩔 수 없다는 걸 전제한다면 중요한 건 그 진행 '속도'다.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예상치를 상회하였을 뿐 아니라 4개월 연속 올라 인플레이션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피드'를 내기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김영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재할인율 인상은 미국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돼 간다는 판단에서 내린 조치지만 당장 금리인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 미국의 가계부문이 아직 부실하고, 주택경기가 좋지 않아 금리인상으로 다시 주택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섣불리 금리인상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재할인율 인상을 본격적인 출구전략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미국 실업보험청구건수에서 알 수 있듯이 고용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며 "미국이 유동성이라는 링거액을 중단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미국이 재할인율 인상에 나섰다고 해서 국내 출구전략이 별로 달라질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익 소장은 "국내의 경우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기준금리 2%는 낮은 수준임은 분명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당장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며 "지난해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가 빨랐을 때가 금리인상 시기로 적격이었는데 시기를 놓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 심리에 미칠 영향은 주목해야 한다.

박형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재할인율 인상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 우호적인 수급을 조성하던 외국인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지원 문제, 유럽 경기 회복 둔화 등으로 유로화 수요가 감소하면서 미국 경기 회복 및 긴축 불안감 등으로 달러화 수요는 는다"며 "달러화가 위험자산(상품, 이머징 증시)과 ‘역의 상관 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는 선진 증시에 비해 반등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회복이 시장의 상승 동력이자 제한 요인이 될 수 있는 역설적 모습을 고려할 때 올해 증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은 "증시는 유동성, 펀더멘털, 심리 등에 의해 움직이는데 과도하게 풀어놓은 유동성에 대한 출구전략은 경기지표가 좋을수록 빨리 시행돼 증시에 부담이 되고, 반면 출구전략이 늦춰지면 기대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이어서 기업들의 펀더멘털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한해는 유동성, 펀더멘털에 대해 모두 반작용 조치가 나올 수 밖에 없어 중간중간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시장이 한쪽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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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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