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악재 많아
은행들의 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연초 은행주 랠리를 점쳤던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평가다. 은행 주가는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나, 주가상승을 억누르는 크고 작은 악재가 적잖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꺼리는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얘기다.
◇연말대비 주가상승률 미미
증권가는 올해 초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위기가 진정되면서 은행들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주가가 은행들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은행들의 주가를 평가할 때 인용되는 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은행들의 PBR은 대부분 1보다 낮은 수준으로, 이는 시가총액이 은행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투자증권(36,600원 ▼1,100 -2.92%)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PBR이 1.19배인 데 비해하나금융지주(126,900원 ▼1,900 -1.48%)(0.64배)우리금융(0.65배)KB금융(162,200원 ▲1,000 +0.62%)(0.95배)기업은행(21,725원 ▼25 -0.11%)(0.79배)부산은행(0.89배)대구은행(0.97배) 등은 1배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매수추천 의견을 냈다. 그러나 현재 이들의 주가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KB금융(162,200원 ▲1,000 +0.62%)의 지난해 연말 주가는 5만9700원이었으나, 10일 오전 현재 5만2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우리금융주가는 1만3850원에서 1만4600원으로 5% 상승하는데 그쳤고,하나금융지주(126,900원 ▼1,900 -1.48%)는 3만2900원에서 3만4000원대 초반을 기록중이다.신한지주(98,200원 ▼700 -0.71%)역시 지난연말 4만3200원에서 이날 현재 4만4700원으로 상승폭이 높지 않다.
물론 올해 저점과 비교하면 상승한 게 사실이나, 다른 업종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폭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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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랠리, 늦어지는 까닭은 불확실성
은행주들의 주가상승을 억누르는 크고 작은 악재가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계 지각변동을 비롯해 M&A, 오버행이슈, 실적악화 우려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 규제도입 등도 실적개선에 부정적이다.
우선 KB금융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여파가 올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지배구조의 불확실성,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양호한 성적을 거뒀고, CEO 리스크도 없으나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소수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예보 지분매각이 이뤄질 때 마다 주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건설사들의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다.
지난해 은행들이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정상(A,B등급) 기업으로 분류했던 곳들이 하나 둘 쓰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9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한 성원건설이 있다.
성원건설은 지난해 B등급을 받았으나, 계속된 유동성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D등급 건설사에 해당하는 법정관리를 택했다. 지난해 건설사들에 재무평가에 허점이 있었고, 이게 올해 은행권에 적잖은 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작 증권가와 은행들은 건설업계 리스크가 영향이 적다고 진단했다. 이날 다이와증권은 성원건설이 법정관리 과정에 들어섰지만 은행권의 손실위험(익스포저)이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도 "지난해 부실 건설사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상당히 쌓았다"며 "올해 추가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나,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행들의 주가는 당분간 급등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장이 무엇보다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