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아침 7시30분께 기자실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잠시 뒤 휴대전화가 울렸다. 코스닥 상장사 글로웍스 IR 담당자였다.
박성훈 대표가 1000억원대 횡령으로 전날 구속됐다는 오해가 있는데 정확한 사실을 알려달라는 기사 요청이었다. 밤새 주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던 모양이다.
대주주의 횡령ㆍ배임은 곧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지는게 보통인만큼 이 회사 관계자의 해명은 필사적이었다.
실제 횡령의 주인공은 박 대표와 동명이인으로 액티투오라는 코스닥 기업 대표였다. 예상대로 개장과 동시에 액티투오와 대부분 상장 관계사들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범죄인은 처벌 받고 임직원들은 계속 근무를 하거나 이직을 하면 그만이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을 주주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다.
투자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는 하지만 대주주 횡령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남 원망만 할 수도 없는 측면이 있다.
한글과컴퓨터 같은 우량 기업은 극히 예외지만 대부분 횡령ㆍ배임이 발생한 기업들은 사전에 '빨간 불'이 켜진다. 실적이 급락하는 것이다.
액티투오의 경우도 대표가 딴 주머니를 차는 동안 2007년 34억원이던 손실이 지난해에는 374억원으로 2년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회사의 대표가 딴 주머니를 찰 의도가 있는지 사람 마음 속은 들여다볼수 없지만, 실적은 언제든 공시를 통해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실적을 판단 잣대로 접근하면 위험을 크게 낮출수 있다는 말이다.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언젠가 좋아지겠지' '뭔가 화끈한 걸 준비 한다더라'는 식의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접근한다.
하지만 피땀흘려 일군 재산을 걸면서까지 '위험 종목군'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반문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