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고객 돈으로 대출 사업을 하고 있잖아요. 투자 위험성으로 따진다면 증권사 상품보다 더 위험한데 예보료는 증권사가 더 높아요".
증권사 상품에 대한 예금보험료가 은행보다 높게 책정되는데 대한 한 증권사 임원의 불만이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예금자보호법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이에대한 예보료의 불공평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예보료는 만에 하나 있을 금융사의 파산으로부터 고객이 맡긴 자금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증권이 은행보다 위험하다는 '상식'때문에 증권사의 예보료는 은행보다 높게 책정돼 왔다.
하지만 최근 우리 경제를 뒤흔든 안팎의 금융위기를 돌이켜 보면 이같은 '상식'은 맞지 않는다는게 드러났다.
멀리는 외환위기에서, 최근에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금융업종 중에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됐던 금융권은 증권이 아니라 은행이었다는게 증권사들의 일리있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예금보험공사는 증권사에 특별기여금을 포함 0.25%의 예보료율을, 은행에는 0.18%를 적용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 일부 은행의 경우 공적자금으로 목숨을 연명했다"고 상기시켰다. 은행이 더 이상 안전한 기관은 아닌만큼 예보료도 현실화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업종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보료 기준을 상품이 아닌 업종으로 구분해 적용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주장이다.
예금보험공사도 증권업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한국증권금융에 주식예탁자금을 예치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예보료를 30%가량 할인하는 등 증권업계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금융사고를 막느라 한푼이라도 더 예보료를 쌓아둬야 하는 예보의 입장도 안쓰럽지만, '증권보다 더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국내 은행들의 모습도 딱하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