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ㆍ기업인수목적회사)이 증권사들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최근 청약을 받은 스팩인 '히든챔피언 1호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최종 경쟁률은 0.66 대1에 그쳤다. 스팩 공모 사상 처음으로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스팩이 상장되던 3월만 해도 청약률이 163대1과 87대1을 기록하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지만, 불과 석달만에 공모 청약 미달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공모를 미루는 스팩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이 지난달 공동으로 추진했던 스팩은 공모를 연기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7일 출시 예정인 '그로쓰알파스팩'의 공모 철회를 공시했다.
상장된 스팩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동양종금증권의동양밸류스팩은 상장 한 달여만인 지난 5월 중순 이후 공모가 1만원을 줄곧 밑돌고 있다. 대우증권 스팩도 지난 3월3일 증시에 입성한 대우증권 스팩은 6월 들어 공모가 3500원을 밑도는 날이 많다. 신한금융투자의신한스팩1호(2,445원 ▼5 -0.2%)는 상장되자마자 공모가 5000원을 밑돌기 시작해 여전히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 3월만 해도 스팩은 상장 이후 가격제한폭까지 연일 치솟는 등 인기가 대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사자'가 몰리면서 이상급등 현상이 빚어져 금융당국에서 과열 경고까지 나왔다.
물론 스팩 열기가 식은 것은 가격 측면에서 보면 정상적인 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단기간에 스팩이 추구하는 인수합병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점이 인식되고, 증시도 조정을 겪으면서 과열된 분위기가 식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스팩 인기가 단기간에 시들해진 데는 증권사들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몇몇 선두주자가 시장에 스팩을 상장해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뒤늦게 스팩을 급조하며 뛰어들었다 발목을 잡혔다는 이야기다.
인수합병 대상은 찾기도 어려운데 스팩만 마구 쏟아져 나온다면 과연 수익을 낼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본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스팩 시장이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고사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