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닥, 장기투자 어려운 이유

[기자수첩]코스닥, 장기투자 어려운 이유

김성호 기자
2010.06.16 07:30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터지는 데 어떻게 믿고 장기투자를 하겠습니까."

"투자한 기업이 하루아침에 상장폐지 당하는 경험, 안 당해본 투자자는 모릅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코스닥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재산 좀 불려볼 욕심으로 투자했다가 자칫 길거리로 나 앉을 뻔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코스닥시장은 여전히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 'IT 버블'이 꺼지며 수차례 옥석가리기가 진행됐음에도 해마다 수십 개의 코스닥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상장폐지 기업 중 3분의 2가 코스피 기업이었으나 2008년부터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2008년 상장폐지된 코스피 기업은 12개. 반면 코스닥 기업은 23개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코스피 21개, 코스닥 65개로 코스닥이 3배 이상 많다.

올해 역시 코스닥시장에 퇴출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아직 반기도 지나지 않아 50개의 코스닥 기업이 상장사라는 이름을 반납했다.

상장폐지 사유를 살펴보면 코스닥시장의 혼탁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코스피의 경우 대부분 자진 해산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 된 것과 달리 코스닥은 대주주 횡령 등 다양한 사건사고와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등 기업의 투명성 문제로 상장폐지 되는 경우가 주류를 이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닥 기업에 마음 놓고 장기투자하는 투자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고, 루머 등을 믿고 단기간에 한 몫 잡아보겠다는 투기심이 시장을 지배한다.

한 투자자는 "코스닥 기업 중에도 기술력과 실적을 겸비한 기업들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실적과 별개로 불안한 지분구조, 회계에 대한 불신 때문에 6개월 이상 투자해 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증권사 종목 보고서가 발표된다.

그러나 극히 일부 코스닥기업을 제외하고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부터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전문가도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코스닥 기업에 일반 투자자들이 장기투자하기는 요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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